드디어 윈도우10이 정식 출시되었다. 이미 많은 분들의 입과 글을 통해 그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 바 있지만 라지온에서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윈도우10 출시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 주제는 윈도우10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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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윈도우보다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윈도우10
우선 윈도우10은 지금까지 나온 다른 어떤 윈도우보다도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윈도우다. 오피스라는 강력한 원군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윈도우 3.0도, 본격적인 32비트 시대를 연 윈도우95도, 성숙한 NT 커널을 다듬은 윈도우XP도, 여전히 윈도우10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존재하는 윈도우7도 윈도우10만큼 성공할 것이라 점칠 수 없었다.
1. 사실상 개인 사용자에게 무료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시 가격이다. 윈도우7과 윈도우8을 쓰는 개인 사용자 대부분은 무료로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 가능하며 이후 윈도우10을 정식으로 계속 쓸 수 있다. 업그레이드한 후에도 원한다면 한달 이내에 원래 버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이 '무료'는 기간이 정해진 혜택으로, 정확히 윈도우10 출시 후 1년간으로 빠르게 새로운 버전을 보급시키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2. 윈도우8의 교훈을 잘 버무렸다
윈도우8은 무리하게 터치스크린 중심의 UI로 이전함에 따라 이용자들로 하여금 불만을 산 OS다. 실제로 안을 뜯어보면 윈도우7보다 좋아진 점이 결코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사용자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원하는 방식으로 바꾼 UI는 애플이나 구글의 보다 편한 환경에 익숙한 보통 사람들은 물론, 기존의 윈도우를 잘 쓰던 숙련자들 양쪽으로부터 불평과 비난을 들어야 했다. 이는 윈도우 8.1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부분적인 개선에 불과했다.
하지만 윈도우10은 시작 버튼의 화려한 부활로 상징할 수 있는 기존 마우스+키보드 사용자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잘 버무려져 만들어졌다. 뿐만 아니라 터치스크린 중심의 태블릿 이용자들에 대한 편의성 또한 더 나아졌고 둘 사이의 전환도 어렵지 않다. 이는 되도록 많은 이용자들을 포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통에도 잘 부합되는 부분이다.
특히 출시 전부터 윈도우10 인사이더 프로그램을 통해서 수많은 자발적인 테스터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 또한 다른 기업에게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었으며 출시 전부터 윈도우10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퍼지게 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3. 좋아진 성능, OS로서의 기본기
윈도우7부터 마이크로소프트는 OS의 다이어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해왔다. 이는 저가의 넷북이나 태블릿 컴퓨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낮은 제원의 컴퓨터에서도 무리없이 돌아가도록 OS를 최적화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윈도우 태블릿 가운데에는 1GB RAM과 16GB의 저장장치만 가진 제품이 있으며 윈도우10은 제원에 따른 제약이 있긴 하지만 잘 구동되고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기존과 같은 제원을 가졌다면 새로운 윈도우10에서 더 높은 성능을 보인다는 말이기도 하다. OS의 교체만으로도 성능이 향상되며 이 차이는 특히 많은 이용자층을 가진 윈도우7에서 넘어왔을 때 더 극적으로 느낄 정도로 부팅 속도나 평소 운용시, 그리고 3D 그래픽 애플리케이션을 돌리는 등 윈도우10은 많은 경우에서 최적화된 모습을 보인다.
윈도우10은 실패할 수도 있다.
앞에서 한 말과 정반대가 아니냐는 의문을 품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는 이야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은근히 강조하고 있는 부분으로 윈도우10은 기존의 윈도우와는 달리 OS보다는 플랫폼 또는 서비스임을 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버부터 작은 기기까지 모두 윈도우를 쓰게 하는 것이 목표인 셈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말은 이 가운데 PC 플랫폼을 중심으로, 태블릿으로의 활용까지 놓고 볼 때로 한정지었을 경우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 밖의 디바이스로 가게 되면 어떨까?
윈도우10 기반의 Raspberry Pi 시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에 윈도우 RT가 아닌 윈도우10의 이름으로 ARM 프로세서를 장착한 제품군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윈도우10을 도저히 집어넣을 수 없는 소형 디바이스, 예를 들어 아두이노(Arduino)의 경우에는 윈도우10에서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런타임 콤포넌트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수많은 윈도우10 디바이스들은 클라우드 기반의 윈도우 애져(Windows Azure)에서 통합되는 장대한 세계 정복의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디바이스다. 윈도우10의 성공 가능성이 확실시 되는 곳은 이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인텔 x86 계열의 PC 플랫폼이다. iOS나 안드로이드가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우10이 과연 성공할 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윈도우10 IoT 코어를 내세워 도전 중인 사물인터넷 시장 또한 마찬가지로 이 분야는 이미 리눅스 등 타 OS가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확실히 MS는 윈도우10 출시를 준비하며 많은 변화를 거쳐왔고, 대부분 긍정적인 모습이었으며 이를 위한 기득권의 포기와 미래를 위한 투자 또한 만만치 않았다. 윈도우10은 이전의 어떤 윈도우보다도 공격적이면서도 사용자에게 많은 배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10에 거는 기대가 결코 기존의 PC 시장의 수성에 그치지 않는 만큼 다른 하드웨어 플랫폼에서도 윈도우10은 무사히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윈도우10의 성공은 말 그대로 절반의 성공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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