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열풍이 한풀 꺾이고 많은 업체들이 이제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미 스마트워치 제품군은 1세대를 지나 2~3세대를 내놓을 정도로 어느 정도 진전이 있는 상태. 삼성의 기어 시리즈나 안드로이드웨어 기반 제품군, 그리고 내년초 선보일 애플 워치 등 다양한 제품들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이슈가 하나 떠오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통신에 관한 부분이다.
블루투스를 넘어서 셀룰러 무선통신으로
지금까지 대부분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통신 기능을 갖고 나왔지만 대부분 저전력 블루투스를 이용했다. 블루투스는 단거리에서는 다양한 쓰임새로 활용 가능한 방식이나 거리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그만큼 한계를 갖기도 한다. 그래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장거리 통신을 필요로 한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일종의 중계기로 삼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의 앱과 서비스를 이용하여 다양한 작업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은 어디까지나 스마트폰에 종속되는 제품이 된다는 입장의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제 웨어러블 디바이스 안에도 WiFi는 물론이고 3G나 LTE 등 셀룰러 무선통신까지 가능한 모듈을 집어넣을 수 있게 되었다.
3G와 WiFi를 내장한 삼성 기어S가 대대적으로 한 발 앞서 나왔지만 인텔 또한 파슬(Fossil)과 손잡고 역시 3G 통신모듈을 내장한 MICA라는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LG전자 또한 내년 LTE 탑재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웨어러블에 3G와 LTE는 과한가?
이러한 변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다. 주로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다.
- 지금 나와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들도 배터리 이용시간이 길지 않은데 3G와 LTE 모듈까지 쓰게 되면 그 이용시간이 너무 짧아진다.
- 통신 모뎀 탑재로 인해 부피와 무게가 늘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가장 중요한 소구점인 휴대성이 저하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웨어러블 디바이스보다는 현존 기술의 한계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만일 기술이 문제를 뛰어넘을 수 있다면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블루투스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셀룰러 이동통신을 탑재하는 것은 어쩌면 대세라고 볼 수도 있겠다. 지금 출시된 제품들이 실용적으로 완벽한 건 아니지만 방향 자체를 잘못 잡은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동통신을 삼킨 웨어러블, 문제는 없나?
하지만 이른 바 ‘대세’를 찾았다고 해서 무조건 이들의 미래가 장밋빛인 건 아니다. 당장 맞닥뜨린 기술적인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부분은 일단 놔두고라도 장애는 얼마든지 있다. 특히 이는 삼성이 기어S를 출시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웨어러블에 이동통신이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존재가 개입한다. 그는 바로 이동통신사. 특히 휴대폰 보급률이 한계까지 이른 현 시점에서 새로운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이동통신 모듈을 탑재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유통한다는 점은 무척이나 반가울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이용자가 원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는 것이다.
이용자는 웨어러블 제품을 필요할 때는 독립 휴대폰처럼, 어떨 때는 스마트폰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쓰고 싶지만 이동통신사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곳도 있다. 모 통신사는 이미 자사에 회선을 갖고 있고 특정 요금제를 운용해야만 기어S를 개통할 수 있게 제한을 두기까지 했다.
통신사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더라도 더 중요한 콘텐츠의 문제가 남아있다.
아직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은, 이동통신을 내장함에 따른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앱과 서비스 등은 많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스마트폰보다 컴퓨팅 파워가 훨씬 낮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아직 무선 데이터 통신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 가볍게 돌아가는 모범적인 콘텐츠를 많이 준비할 만큼 개발사들의 준비가 되지 못한 탓도 있다. 어차피 시간이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소비자가 기다리기 싫어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출처 : 삼성전자)
자, 이제 정리해보자.
모든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이동통신을 삼킬 필요는 없지만 기기의 특성상 장거리 통신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면 내장하는게 옳은 길일 것이다.
그 다음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이런 새로운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이 이용자에게 다가갈 때 어떤 경험을 줄 것이냐겠다.
정말로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는 멋진 경험을 이용자에게 주고자 한다면 제조사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 그리고 관련 콘텐츠의 개발사까지 모두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각각의 플레이어가 눈 앞의 작은 이익보다는 앞으로의 큰 시장을 여는 것에 의미를 두고 준비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kt 에코노베이션에 기고했던 글을 고쳐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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