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말씀드렸다시피 라지온은 지금 IFA 2014 취재를 위해 독일 베를린에 와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새벽에 열렸던 Samsung Unpacked 2014 Episode 2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새로운 제품들을 만나봤습니다. 많은 취재진을 상대로 열린 이 삼성 언팩에서 소개된 제품 모두가 화제가 될 만한 개성이 있는 존재들이었는데, 직접 만져 본 경험을 바탕으로 짧게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왕의 귀환, 갤럭시 노트4
우선 삼성전자로서는 할만큼 했다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격에 맞게 나왔다는 생각입니다. 갤럭시 알파에서 도입했던 메탈 디자인으로 갤럭시 S5와 같은 비난은 줄어들 것 같네요. 대신 이미 알파를 만나본 분들에게는 새로운 면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에게는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갤럭시 노트로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었다는 프라이드를 의식하고 그에 맞는 고민을 한 것이 엿보입니다. 더 큰 화면이 아닌 전작과 같은 5.7인치에 머무는 대신 QHD로 해상도를 늘리고 S펜의 감도를 두배로 높여 근본적인 부분의 성능 향상에 신경을 썼습니다.
이번에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도입한 OIS와 함께 370만 화소와 f1.9라는 최고 수준의 전면 카메라 도입과 심박 센서를 이용한 셀카 촬영 기능 또한 대세에 부합하는 부분이겠죠.
실용적인 측면에 있어서 펜의 활용에 주안점을 둔 스마트 셀렉트나 마우스로의 이용 등은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기는 부분입니다. S펜은 여전히 노트 시리즈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잘 보여줬죠.
그런데 액세서리에서 스왈로브스키는 그렇다쳐도 몽블랑은 예상 외의 일격이었습니다. 특정 계층에게는 효과적인 포인트 어택일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갤럭시 S5의 방수방진 기능이 빠진 것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에 대한 이용자의 요구가 그리 많지 않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해상도가 QHD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비슷한 용량에 오히려 배터리 지속시간이 더 늘어난 부분은 박수를 보냅니다.
엣지있는 갤럭시 노트 엣지
엣지 디스플레이의 화려한 등장이 화제였던 제품이죠. 이거 실제로 보면 제법 매력이 있습니다. 나머지 부분이 노트4와 거의 동일하지만 옆면을 타고 흐르는 부드러운 한줄의 영역은 뭔가 다른 스마트폰을 찾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눈에 확 뜨일만한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엣지의 패널은 여러 종류로 교체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고 추가로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위젯과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하네요. 사진 촬영도 이 엣지 패널을 이용해 가능하기 때문에 화면 터치로 인한 오동작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오늘자로 엣지를 위한 SDK가 공개되었다는데 정말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많이 나올 듯 합니다. 앞으로를 더 기대해 볼 만한 제품입니다.
기어S
역시나 기어 시리즈의 정통 후계자랄까요? 지금까지의 기어 시리즈를 만들면서 얻은 경험을 총망라한 제품처럼 보입니다.
외형적으로 커브드 AMOLED 패널의 도입이 가장 먼저 눈에 띄지만 UI의 변화에도 우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네요. 그런 변화는 사실 커브드 AMOLED가 들어오면서 그로 인해 커질 수 있었던 화면과 높아진 해상도를 충분히 활용한 결과물로 보입니다. 보다 넉넉해진 화면을 통해 좀 더 편안한 조작이 가능해지고 심지어 Flesky가 만든 영문 키보드까지 넣을 수 있었죠. 이건 그냥 가상 쿼티 키보드가 아니고 예측을 통해 글을 쉽게 쓸 수 해주는 발전된 형태입니다. 써보니 제법 실용적일 정도입니다. 한글의 경우에는 천지인이나 나랏글을 적용해서 더 편한 키보드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네요.
3G/WiFi 모듈에 GPS까지 내장하면서 이룬 스마트폰으로부터의 독립은 기어S를 여타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들과 확실한 경계를 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폰이 아니면서도 그만큼의 독자성을 확보한 이 제품을 소비자들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활용할지 궁금합니다.
기어 VR
퀘이크/둠의 인기 개발자 존 카맥이 소개한 이 제품은 오큘러스와의 합작 제품이죠. 오큘러스 리프트의 컨셉을 따르는 대신 디스플레이와 컴퓨팅 부분을 갤럭시 노트4를 장착하여 해결하는 방식을 선택한 HMD로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VR)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써보면 지금까지 나온 어떤 HMD 못지 않게 편안하고 부담없는 무게를 자랑합니다. 결정적으로 선이 없어도 되죠. QHD 해상도의 갤럭시 노트4가 가진 디스플레이 패널을 이용해 화면을 표현하고 노트4의 컴퓨팅 파워를 활용해 처리합니다. 기어 VR 자체는 편안한 착용과 센서를 통한 움직임을 잡아주죠. 헤드폰을 연결할 수 있지만 노트4의 내장 스피커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갤럭시 노트4와 이렇게 역할을 나누기 때문에 기어 VR의 가격은 낮아지게 됩니다. 아직 정확한 금액은 책정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오큘러스 리프트보다는 더 낮은 수준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삼성 독자 프로젝트가 아닌 만큼 여타 기업을 통해 콘텐츠가 제대로 공급된다면 정말 멋진 HMD로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오큘러스 리프트의 기구적인 특성상 콘텐츠의 낮은 해상도인데 QHD 패널이 도입되었으니 상황이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 이것으로 이번 삼성 언팩 2014 에피소드 2에 등장한 주요 제품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아직 저도 많이 써보지는 못한지라 간단하게 첫 인상을 정리한 정도인데 IFA 본 행사에서 더 만져보고 느껴보고 생각해보고 추가하겠습니다.
삼성전자가 취재 비용 및 저작료를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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