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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집과 알약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ESTSoft)에서 웹브라우저를 발표했다. 그 이름은 스윙(SWING) 브라우저다.
이스트소프트가 웬 웹브라우저...? 란 생각이 떠오른 분들이 있을텐데 어떤 녀석인지 한번 살펴보자.
IE와 WebKit의 만남
스윙 브라우저는 안드로이드용과 윈도우용으로 나뉘며 이들은 알툴바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게 되어있다. 전자는 웹킷(WebKit)을 사용한 '평범한' 브라우저인 반면, 후자는 제법 독특한 브라우저다. 웹페이지를 표시하는데 쓰이는 핵심부라고 할 수 있는 게 렌더링 엔진인데 스윙 브라우저는 두개의 엔진을 쓰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엔진인 트라이던트(Trident), 또 하나는 오픈소스 기반 엔진인 웹킷이다. 참고로 웹킷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데다가 빠른 속도와 함께 HTML5 표준 준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엔진이기 때문에 많은 웹브라우저에서 채용하고 있다. 애플의 사파리나 구글의 크롬, 기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기본 브라우저 대부분이 이 웹킷 기반이다.
스윙 브라우저가 웹킷 뿐만 아니라 IE의 트라이던트 엔진을 이용하는 것은 액티브X 등 IE에 특화된 국내 웹 환경 때문이다. 아무리 웹킷 기반 브라우저들이나 파이어폭스가 더 빠른 웹서핑 성능을 보여준다지만 액티브X를 쓸 수는 없기 때문.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긴 하지만 특히 대한민국의 관공서 쪽은 말 그대로 액티브X 떡칠을 해놓았기 때문에 아예 IE를 안 쓰긴 힘든 일이다.
가장 중요한 가치는 초보자를 위한 편리함
브라우저 좀 써보신 분이라면 두개의 엔진을 가진 스윙 브라우저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마 IE Tab 같은 애드온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원리적으로 스윙 브라우저는 이런 애드온과 다를 바는 없다. 하지만 스윙 브라우저의 지향점은 이들 애드온과는 조금 다르다. 바로 초보자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
그렇기에 스윙 브라우저에서 IE의 트라이던트 엔진을 활용하는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스윙 브라우저가 보유한 사이트 목록과 일치하면 트라이던트 엔진을 가동하는 것. 덕분에 이용자는 일일이 신경 쓸 필요가 없어 편하다. 이스트소프트는 여기에 많은 이들이 익숙한 알툴바를 적용, 모바일과 PC 환경에서 공유함으로써 이용자의 친숙함을 노리고자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두개의 엔진을 가진 PC판에서 액티브X를 쓰고 있긴 한데 만의 하나 이스트소프트가 준비해 놓은 목록에 없는 사이트라면 초보자 입장에서 왜 안 되는지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으며 현 시점에서는 트라이던트-웹킷 모드를 상호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 이유는 트라이던트 모드에서 사이트에 로그인을 해도 세션 정보가 호환이 안 되기 때문에 웹킷 모드로 간다면 로그인을 안 한 상태가 되어 이중으로 로그인하는 수고가 생기기 때문. 이스트소프트 측에서는 아직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초보자 입장에서는 그냥 IE 하나를 쓰던가 브라우저 두개를 쓰게 만드는게 오히려 좋은 해결책일 수도 있는 것이다. 1
게다가 이스트소프트는 풍부한 앱을 자랑하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의 크롬 웹스토어를 그대로 이용하게끔 브라우저 버전을 바꿔서 들어가게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는 구글에서 막아놓은 상태다. 크롬과 스윙이 엔진은 웹킷으로 같이 써도 브라우저 자체는 다른 만큼 어떤 충돌이 발생할지 모르는 크롬용 앱을 그대로 스윙에서 썼다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막혀있는게 정상일 것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여기에 덧붙여 보험사와 손잡고 피싱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한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또한 전문가보다는 초보자에게 솔깃한 제안이다.
과도기적 브라우저라는 한계를 넘으려면
원래 이스트소프트는 알집이나 알약 등 과거의 예로 볼 때 원천기술부터 직접 만들기 보다는 다른 개발사에서 만든 라이브러리나 엔진을 사가지고 와서 이를 상품화하는데 재능을 보이는 기업이었다. 이런 방식이 굳이 비난받을 필요는 없지만 스윙 브라우저라는 제품에서 이스트소프트가 노리고 있는 포인트인 초보자를 위한다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우선 현 시점의 스윙 브라우저의 존재 가치는 바로 액티브X로 떡칠된 한국 웹 환경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없다면 스윙 브라우저가 아닌 엔진 하나를 가진 다른 브라우저를 쓰는게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나마 액티브X는 조금씩 제거되고 있으니 스윙 브라우저의 생명은 어떻게 보면 시한부라고 봐도 좋을 것이니 그 기한이 지나기 전에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구글의 크롬 OS를 보면 알겠지만 이제 웹브라우저는 그 자체 만으로 OS 수준으로 발전한 상태며 이는 HTML5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 고도화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스트소프트가 스윙 브라우저의 PC와 모바일 버전 모두 개발하고 특히 PC 버전에서는 하나의 엔진이 아닌 두개의 엔진을 제어, 구시대 브라우저의 호환성을 유지하는데다가 새로운 브라우저를 발전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파이어폭스나 크롬 브라우저에 있는 다양한 플러그인과 애드온들과 같은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에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두꺼운 사용자 층을 형성하는 것은 단순히 웹브라우저 엔진을 하나 가져다 쓰는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분명 스윙 브라우저를 만드는 이스트소프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이제 정리해보자.
만일 초보자가 스윙 브라우저를 쓰다가 액티브X가 사라져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사파리를 써도 아무 문제가 없을 때가 되어 다른 브라우저를 만났을 때 스윙 브라우저가 이들 못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까? 아마도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스트소프트가 스윙 브라우저를 과도기에만 쓰던 추억의 브라우저로 남게 할 것인가, 아니면 꾸준하게 쓸만한 브라우저로 남게 할 것인가는 앞으로 한참동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스트소프트가 웬 웹브라우저...? 란 생각이 떠오른 분들이 있을텐데 어떤 녀석인지 한번 살펴보자.
IE와 WebKit의 만남
스윙 브라우저는 안드로이드용과 윈도우용으로 나뉘며 이들은 알툴바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게 되어있다. 전자는 웹킷(WebKit)을 사용한 '평범한' 브라우저인 반면, 후자는 제법 독특한 브라우저다. 웹페이지를 표시하는데 쓰이는 핵심부라고 할 수 있는 게 렌더링 엔진인데 스윙 브라우저는 두개의 엔진을 쓰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스윙 브라우저가 웹킷 뿐만 아니라 IE의 트라이던트 엔진을 이용하는 것은 액티브X 등 IE에 특화된 국내 웹 환경 때문이다. 아무리 웹킷 기반 브라우저들이나 파이어폭스가 더 빠른 웹서핑 성능을 보여준다지만 액티브X를 쓸 수는 없기 때문.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긴 하지만 특히 대한민국의 관공서 쪽은 말 그대로 액티브X 떡칠을 해놓았기 때문에 아예 IE를 안 쓰긴 힘든 일이다.
가장 중요한 가치는 초보자를 위한 편리함
브라우저 좀 써보신 분이라면 두개의 엔진을 가진 스윙 브라우저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마 IE Tab 같은 애드온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원리적으로 스윙 브라우저는 이런 애드온과 다를 바는 없다. 하지만 스윙 브라우저의 지향점은 이들 애드온과는 조금 다르다. 바로 초보자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
은행 사이트처럼 액티브X를 쓰는 곳이라면 알아서 스피드 모드(웹킷)가 꺼지고 IE의 트라이던트 엔진을 쓰게 된다.
그렇기에 스윙 브라우저에서 IE의 트라이던트 엔진을 활용하는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스윙 브라우저가 보유한 사이트 목록과 일치하면 트라이던트 엔진을 가동하는 것. 덕분에 이용자는 일일이 신경 쓸 필요가 없어 편하다. 이스트소프트는 여기에 많은 이들이 익숙한 알툴바를 적용, 모바일과 PC 환경에서 공유함으로써 이용자의 친숙함을 노리고자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두개의 엔진을 가진 PC판에서 액티브X를 쓰고 있긴 한데 만의 하나 이스트소프트가 준비해 놓은 목록에 없는 사이트라면 초보자 입장에서 왜 안 되는지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으며 현 시점에서는 트라이던트-웹킷 모드를 상호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 이유는 트라이던트 모드에서 사이트에 로그인을 해도 세션 정보가 호환이 안 되기 때문에 웹킷 모드로 간다면 로그인을 안 한 상태가 되어 이중으로 로그인하는 수고가 생기기 때문. 이스트소프트 측에서는 아직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초보자 입장에서는 그냥 IE 하나를 쓰던가 브라우저 두개를 쓰게 만드는게 오히려 좋은 해결책일 수도 있는 것이다. 1
게다가 이스트소프트는 풍부한 앱을 자랑하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의 크롬 웹스토어를 그대로 이용하게끔 브라우저 버전을 바꿔서 들어가게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는 구글에서 막아놓은 상태다. 크롬과 스윙이 엔진은 웹킷으로 같이 써도 브라우저 자체는 다른 만큼 어떤 충돌이 발생할지 모르는 크롬용 앱을 그대로 스윙에서 썼다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막혀있는게 정상일 것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여기에 덧붙여 보험사와 손잡고 피싱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한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또한 전문가보다는 초보자에게 솔깃한 제안이다.
과도기적 브라우저라는 한계를 넘으려면
원래 이스트소프트는 알집이나 알약 등 과거의 예로 볼 때 원천기술부터 직접 만들기 보다는 다른 개발사에서 만든 라이브러리나 엔진을 사가지고 와서 이를 상품화하는데 재능을 보이는 기업이었다. 이런 방식이 굳이 비난받을 필요는 없지만 스윙 브라우저라는 제품에서 이스트소프트가 노리고 있는 포인트인 초보자를 위한다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우선 현 시점의 스윙 브라우저의 존재 가치는 바로 액티브X로 떡칠된 한국 웹 환경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없다면 스윙 브라우저가 아닌 엔진 하나를 가진 다른 브라우저를 쓰는게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나마 액티브X는 조금씩 제거되고 있으니 스윙 브라우저의 생명은 어떻게 보면 시한부라고 봐도 좋을 것이니 그 기한이 지나기 전에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구글의 크롬 OS를 보면 알겠지만 이제 웹브라우저는 그 자체 만으로 OS 수준으로 발전한 상태며 이는 HTML5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 고도화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스트소프트가 스윙 브라우저의 PC와 모바일 버전 모두 개발하고 특히 PC 버전에서는 하나의 엔진이 아닌 두개의 엔진을 제어, 구시대 브라우저의 호환성을 유지하는데다가 새로운 브라우저를 발전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파이어폭스나 크롬 브라우저에 있는 다양한 플러그인과 애드온들과 같은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에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두꺼운 사용자 층을 형성하는 것은 단순히 웹브라우저 엔진을 하나 가져다 쓰는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분명 스윙 브라우저를 만드는 이스트소프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이제 정리해보자.
만일 초보자가 스윙 브라우저를 쓰다가 액티브X가 사라져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사파리를 써도 아무 문제가 없을 때가 되어 다른 브라우저를 만났을 때 스윙 브라우저가 이들 못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까? 아마도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스트소프트가 스윙 브라우저를 과도기에만 쓰던 추억의 브라우저로 남게 할 것인가, 아니면 꾸준하게 쓸만한 브라우저로 남게 할 것인가는 앞으로 한참동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스피드 모드라고 부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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