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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한민국, 블랙베리의 현지화 수준은 어디까지 왔나?

늑돌이 2012.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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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블랙베리를 사랑하는 이들이 가장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국내 이용자들이 쓸 수 있는 앱이나 서비스가 없거나 기능이 부족한 경우, 즉 현지화에 관한 문제를 만날 때가 많습니다.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기본적인 앱이라 불리는 종류까지도 잘 갖춰지지 않은 모습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에서 블랙베리 사용자들의 '기'를 죽이고는 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QWERTY 키패드를 비롯한 블랙베리 제품군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떠나버리는 경우까지 있었죠.


바로 위 글을 통해 라지온에서 블랙베리 한국 사용자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호소한 시점이 2010년 9월입니다.
1~2달 정도 모자라지만 대략 2년 전인 셈이죠. 2012년 7월말인 현 시점에서 블랙베리의 대한민국 현지화는 과연 얼마나 왔을까요? 여기서 한번 점검해 보고 가겠습니다. 다만 이 글은 국내에 출시된 블랙베리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최신 제품인 9900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임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1. 메신저와 SNS

작년 한해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블랙베리 이용자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아마도 카카오톡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전혀 글로벌스럽지 않은 한국산 메신저 카카오톡은 망중립성 논란의 중심에 설 만큼 스마트폰 시대의 대표 앱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카카오톡을 통해 이용자들은 지난 연말 기준으로 하루 10억건이 넘는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으며 그 가운데에는 블랙베리 이용자들도 당당하게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011년 8월부터 시작된 블랙베리용 카카오톡의 베타 테스트가 12월 26일 끝나고 정식 버전이 출시되었습니다. 지난 5월에는 황소 엔진으로 더 빠르게 메시지를 주고받는 카카오톡 2.0의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카카오톡을 이용하면 배터리가 좀 더 소모되긴 하지만[각주:1] 카카오톡을 블랙베리에서 쓸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용자들에게 의미있을 정도의 사건이었죠.
블랙베리용 카카오톡은 BIS의 푸시 서비스를 이용[각주:2]하여 빠르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 버전 2.1.3까지 꾸준히 업그레이드 되어 있습니다[각주:3].


여기에 네이버 메신저인 라인과 챗온 또한 블랙베리용 국산 메신저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또 하나의 국산 메신저인 틱톡 또한 올해 3월경 블랙베리용 앱을 출시할 예정이었습니다만, SK플래닛에 인수된 여파 때문인지 후속 정보가 없군요. 다음 마이피플도 블랙베리 OS 5/6용 베타버전이 나온 이후 더 이상 이야기가 없습니다.

글로벌 서비스가 돌아가는 SNS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앱은 RIM이 직접 만들었고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속도도 느리지 않고 페이스북의 경우 최근의 업그레이드를 거쳐 그룹 이용도 가능합니다.



2. 인터넷 뱅킹

스마트폰을 진지하게 활용하는데 있어서 돈이 오고가는 스마트폰 뱅킹이 빠질 수 없습니다.


위 글에서 이야기했던 하나은행의 하나엔뱅크만 쓸 수 있었던 블랙베리는 금융감독원의 주도로 각 은행들이 연합하여 함께 만든 스마트폰 뱅킹 앱을 갖추었습니다. 스마트폰 뱅킹 앱을 각 은행이 별도로 만드는게 아니라 일정한 형식을 갖추고 함께 만든 것이죠. 덕분에 블랙베리는 순식간에 많은 뱅킹 앱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확보한 은행은 모두 12개. 하나은행까지 합치면 13개를 확보한 셈입니다. 이 정도면 정말 좋아진 것이죠.


기왕 돈을 다루게 되었으니 주식거래 앱도 나오면 좋겠다는 분들도 계실텐데,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동양증권이죠. 블랙베리에서 유일하게 한국의 증권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3. 내비게이션 - 길도사

블랙베리용 내비게이션이 출시된다고 처음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 매우 설레였습니다. 특히 실시간 길안내의 왕자인 T맵 기반이라는 점을 들었을 때는 더더욱 그랬고 말이죠.


그리고 올해 7월초, 마침내 출시된 국내 최초의 블랙베리용 실시간 내비게이션인 '길도사[각주:4]'는 뭐랄까, 조금 독특합니다.

우선, T맵과 마찬가지로 T맵 내비게이션의 실시간 탐색으로 정확한 안내를 해줍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사실이고 길도사라는 신생 자동차 내비게이션 앱이 가지는 핵심 가치겠죠.



그런데 T맵과 다른 점은 화면입니다. 많은 색상을 쓰지 않고 알아보기 쉽도록 깔끔한 UI는 무척 마음에 듭니다만, 보시다시피 주행하는 방향에 대한 안내는 나오는데 주변 지도가 나오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네이트 드라이브 시절부터 T맵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왔습니다만 더 작은 화면에서도 어떻게든 지도를 비롯하여 더 많은 정보를 보여왔던 T맵과는 좀 다른 느낌입니다.

지도를 포기한 대신 블랙베리의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에서도 잘 이용할 수 있습니다만, 기왕이면 지도를 탑재해 줬으면[각주:5] 어떨까 합니다.

이 블랙베리용 자동차 내비게이션 길도사는 유료로 판매 중이며 1년 이용에 18,000원입니다. T맵 내비게이션 레귤러 요금이 월 5,000원인 것을 생각해 보면 1년치를 한꺼번에 계산해서 생각했을 때나 그 수요를 생각하면 그리 비싸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길도사의 활용성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무료 시험 기간을 2주일에서 1개월 정도 제공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경로 탐색시의 패킷 요금도 어차피 이용자가 부담하고 있고 말이죠.



4. 생활/편의


주소록에서 초성 검색이 가능하게 해주는 앱 또한 등장했습니다. 주소록을 대체할 수 없는 아이폰에도 이런 앱들이 존재하죠.


지하철이나 버스 안내 앱도 생겨났습니다. 이들은 아마도 RIM 측의 의뢰를 받아 만든 것으로 보이네요. 지하철의 경우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가, 버스는 서울과 경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UI가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기본적인 기능 수행은 잘 합니다. 지하철도 버스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정보가 나오면 좋겠는데 말이죠.


SK텔레콤이 모바일 T월드 앱을 내놓았습니다. 양 옆이 비는 모양이긴 하지만 기능 수행에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아마도 320x480의 HVGA 급 해상도의 스마트폰 UI 부속을 가져다 쓴 것 같네요.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블랙베리는 대한민국에서 요 2년간 확실히 여러 면이 나아졌습니다. 아직 경쟁사 제품들보다는 못하지만 말이죠. 특히 게임이나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 쪽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애플리케이션도 없어서 힘들어 하던 예전에 비하면 적어도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많이 향상되었다는 데에는 동의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카카오톡이나 다양한 인터넷 뱅킹 앱, 증권 거래 앱과 자동차 내비게이션인 길도사의 존재가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죠.

그렇다고 해서 지금 상태가 완벽하게 만족스럽냐하면 그건 아닐 것입니다. 조만간 새로운 OS인 블랙베리 10이 나오지만 지금까지의 클래식 블랙베리 플랫폼에 대한 지원 또한 더 강화되고 꾸준하길 바랍니다. 앞으로 1년 후의 대한민국 블랙베리 이용자들은 더 행복해지길 바라봅니다.



  1.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거쳐 많이 나아졌습니다. [본문으로]
  2. RIM에서 협조했다는군요. [본문으로]
  3. 아직 플러스친구는 쓰지 못합니다. [본문으로]
  4. 영어 이름은 RoadMaster입니다. [본문으로]
  5. 용량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T맵은 그리 큰 용량의 맵 데이터를 쓰지 않습니다. 수백MB 수준에 불과합니다.화면 UI 또한 예전 네이트 드라이브를 생각해 보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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