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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비관과 희망

늑돌이 2012.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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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로 유명한 캐나다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RIM(Research In Motion)은 예전에는 매우 잘 나갔다가 현재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기업이라는게 어차피 흥망성쇠를 겪기 마련이지만, RIM의 경우에는 스마트폰 시장 초기부터 진입하여 많은 이용자를 모았다가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오히려 그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죠.

다양한 블랙베리 스마트폰들


하지만 RIM과 블랙베리에게 정녕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블랙베리가 어떻게 출발해서 성장했고 어떻게 많은 이들을 매료했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위기와 미래의 희망에 대해 이 글을 통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실용'을 무기로 성장한 블랙베리

블랙베리의 시작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우리 식으로 말하면 문자 삐삐였습니다. 1999년에 독일의 뮌헨에서 처음 등장한 양방향 방식의 페이저가 첫번째 블랙베리였죠. 메시지를 다른 이에게 전달한다는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기본적이자 핵심적인 기능으로 삼은 셈입니다.
이후 발전을 거듭하여 푸시 이메일, 이동전화, 문자 메시지, 인터넷 팩스, 웹 브라우저 기능을 추가하여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레벨에 올라섰죠.

그런데 블랙베리는 당시 유명했던 윈도우 모바일 계열의 PDA와 스마트폰들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블랙베리의 UI는 그다지 예쁘지 않았고 컬러 디스플레이도 늦게 도입했죠. 대신 철저하게 실용적인 UI와 빠른 속도 위주로 만들어졌습니다. 모양은 예쁘지 않는데다 화려하고 세련된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낮은 제원에도 블랙베리의 핵심 기능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마디로 '실용'이라는 단어로 똘똘 뭉친 기기였습니다.

블랙베리는 이러한 실용성과 더불어 그 특유의 높은 보안 수준,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빠르고 편리한 커뮤니케이션으로 특히 기업에게는 무척 반가운 존재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모바일 데이터 망이 그리 발달되어 있지 않아 빠른 전달에 필요한 푸시 이메일 서비스는 필수적이었고 기업 내의 전산 시스템과 연동하여 쓸 수 있는 BES(Blackberry Enterprise Service)는 어디서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장점들을 무기로 블랙베리는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기업 시장에서는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그 세를 확장했으며 심지어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블랙베리를 직장인의 상징처럼 여기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습니다. 캐나다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사용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그 명성을 떨치기도 했죠.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즐거움으로 도전하다

2007년 첫 등장한 때만 해도 아이폰은 블랙베리의 상대가 되진 못했습니다. 아이팟 시절부터 쌓아온 음원과 영상을 즐기는 면에서는 좋았지만 진지하게 수행해야 하는 업무 면에서 블랙베리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이죠. 이는 아이폰의 많은 부분을 벤치마킹한 안드로이드폰들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블랙베리는 여전히 빠른 메시징과 보안을 무기로 비즈니스 시장과 개인 시장에서 차별성을 내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블랙베리 볼드 시리즈의 최신 모델 9900


블랙베리가 자랑하는 기업 메시징의 경우, 기업 시장에서 필수불가결한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 서버를 아이폰과 안드로이드가 정식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그 우위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결정적으로 기업의 고용인들 가운데 많은 수가 블랙베리보다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을 원했죠.
개인 시장에서도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많은 무료 웹메일 서비스가 빠르게 새 메일을 확인할 수 있는 IMAP 서비스를 제공하였죠.

이렇게 차이가 줄어드는 반면에 그동안 블랙베리 사용자들의 불만이었던 높은 성능과 커다란 화면, 화려한 멀티미디어 면에서 경쟁 제품들은 블랙베리를 압도했습니다. 이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블랙베리 플랫폼이 메시징과 보안을 중심으로 최적화를 이뤄왔기 때문에 이러한 멀티미디어 측면에서의 배려가 부족했기 때문이죠. 여기에 스마트폰의 힘을 강화하고 확장시켜주는 애플리케이션 또한 양과 질 면에서 경쟁 플랫폼에 비해 뒤졌습니다.

슬라이딩 방식의 QWERTY 키패드를 가진 블랙베리 토치


이는 풀터치스크린 방식의 블랙베리 스톰이나 슬라이딩 방식의 토치, 그리고 태블릿인 플레이북이 등장한 이후에도 변함없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10월에 있었던 3일 동안의 RIM의 전세계적인 서비스 중단 여파도 매우 컸습니다.
  
그 결과로 2009년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를 넘었던 블랙베리는 이제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에서도 10% 미만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는 효과적으로 블랙베리가 차지했던 영역을 가져간 것이죠.
이는 실적으로 드러났습니다. 2012년 1분기 결산에서 RIM은 순손실 5억 1800만달러라는 실적을 남겼고 덕분에 RIM의 주가 또한 곤두박질 쳐서 2008년 주당 150달러에서 이 글을 쓰는 2012년 7월 10일 기준으로 7.29달러로 엄청나게 하락했습니다.

비록 기존의 OS를 QNX 기반으로 완전히 개편한 블랙베리 10의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만 이 또한 올해에서 내년으로 연기되었죠. 한마디로 RIM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보는 분들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블랙베리의 미래는 정말 어둠 뿐인가?

비록 여러가지 면에서 RIM과 블랙베리는 하락세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정말로 RIM에 대해 앞으로 기대할 것이 없을까요?

RIM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부분은 여전히 블랙베리는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강력한 존재라는 점입니다. 블랙베리가 여러 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난 5월 들려온 블랙베리 7 제품군이 미 국방부 및 미 육군에서의 사용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은 RIM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가 되고 있죠.

NATO 또한 블랙베리를 통한 데이터 보관 및 전송 이용을 승인했고 이 밖에도 다음과 같은 나라의 정부 기관이 블랙베리의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Nation Organization Maximum Classification Level
Canada Communications Security Establishment PROTECTED B
United Kingdom CESG RESTRICTED / IL3
Austria
Center for Secure Information Technology
Not specified
Australia
Defense Signals Directorate
RESTRICTED
New Zealand Government Communications Security Bureau
RESTRICTED
United States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Sensitive but unclassified
Turkey Turkish Standards Institute Not specified

이렇게 다양한 나라에서 보안 측면을 인정받은 점은 분명 다른 경쟁자들이 따라오기 힘든 부분입니다.


멀티미디어 측면에서의 약점은 비록 늦어지긴 했지만 새로 나올 블랙베리 10 플랫폼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습니다.


부족한 애플리케이션 또한 안드로이드 용 앱을 운용할 수 있게 되었죠. 적어도 경쟁 플랫폼을 앞서는 것까지는 못해도 최신 하드웨어에서 소외되어 있다는 블랙베리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약해진 하드웨어의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해 블랙베리 단말기가 아닌 다른 플랫폼의 제품에서도 블랙베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BlackBerry Mobile Fusion 서비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블랙베리 모바일 퓨전 서비스는 블랙베리 단말기에서 기업 업무 관련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떼냈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이를 채택하게 되면 블랙베리가 가진 강력한 보안과 기업 업무에 꼭 필요한 요소들에 대한 노하우를 블랙베리의 스마트폰이나 플레이북 뿐만 아니라 아닌 다른 단말기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것이죠. 그동안 기업 서비스를 통해 쌓아올린 RIM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 블랙베리 퓨전은 블랙베리의 스마트폰과 플레이북 뿐만 아니라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도 모두 지원함으로써 기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가진 단말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블랙베리의 장점 또한 같이 누릴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실용과 즐거움, RIM과 블랙베리를 살릴 가장 중요한 키워드

이제 정리해 보겠습니다. RIM이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새로운 이용자를 끌어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블랙베리의 세계로 데려올만한 매력이 지금은 부족한 것이죠.
더 이상 기존 사용자를 잃지 않고 새로운 이들을 블랙베리의 세계로 영입하려면 블랙베리의 전통적인 강점이었던 실용과 경쟁사들의 강점인 즐거움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지나치게 실용만 추구했던 것이 문제점 가운데 하나라 해도 섣부르게 이를 포기하면 기존 사용자들 또한 포기하는 것이 될 것이고 즐거움이 모자란다면 새로운 이용자의 영입 또한 힘들 것입니다.

과연 RIM이 올해 남은 기간과 2013년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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