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매장#인터뷰

세 여성의 열정을 배우다 - 열정락서 수원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편

늑돌이 2011. 12. 4.
반응형
지난번에 처음 소개해 드린 열정락서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젊은이들을 위한 멘토들을 모셔놓고 진솔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의 아홉번째 시간이 지난 11월 29일 수원의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 나오는데, 전에는 날씨가 매우 추웠는데 이 날은 비가 내리는군요. 하지만


그 안은 열정락서를 보러 온 이들로 가득했습니다. 수원이라 오기도 힘들었을텐데 경희대 학생들이 아닌 분들도 많이 오셨더군요. 모 여고에서는 단체로 온 것 같습니다. 나중에 질문할 때 여러 명이 'XX여고 이쁜이들'이라고 소속을 밝히더군요.


오늘 참가하시는 멘토는 모두 세 분입니다. MK픽쳐스 사장 심재명씨, 삼성전자 이영희 전무, 프리랜서 아나운서 박지윤씨입니다. 모두 여성분인데, 주최측에서는 일부러 이렇게 맞춘 걸까요?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공간이 있어보이던 객석도


바로 꽉꽉 들어차버렸군요. 역시 열정락서의 멘토들은 비가 와도 아무 문제가 안 될만큼 매력적인 듯 합니다.


오늘의 사회자는 저번과 마찬가지로 오종철씨. 제 카메라를 향해 해맑은 미소를 지어주십니다. 나이가 마흔이라니 엄청난 동안.


시작을 장식한 가수 역시 저번과 마찬가지로 김지수씨입니다. 슈퍼스타K2로 유명해 지셨죠. 이날 행사가 열린 경희대에 시험쳤다 떨어졌다고...


전에도 좋았지만 오늘도 대단한 연주와 노래로 관객을 사로잡았죠. 무려 다섯곡이나 열창을 해주었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하늘을 달리다' 무대는 폭발적.


첫 무대를 장식해 주신 분은 바로 MK픽쳐스의 사장, 심재명씨입니다. 예전에 명필름으로도 유명했었던 한국 영화계를 떠받치고 있는 분들 가운데 하나죠. 이 분이 제작한 영화 가운데 작품성에서나 상업성에서나 모두 성공한게 많은데 접속, 해피엔드, 공동경비구역 JSA, 그때 그 사람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마당을 나온 암탉 등 굵직굵직 합니다. 한국 영화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명작들이 많죠.


무대에 올라선 심재명씨는 '도전하는 사람, 소통하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했습니다. 자신이 제작한 두편의 영화 이야기와 함께 말이죠.


뒤에 서 있는 암탉이 바로 첫번째 영화인 '마당에 나온 암탉'의 한 장면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용기를 갖고 도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임을 역설합니다.

영화만 만들던 자신이 처음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이나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자신이 만든 애니메이션을 딸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만화영화는 관객이 100만 이상 든 적이 없는지라 투자자를 모집하는 일이 무척 힘들었다고 하는데요, 투자금을 모으는데만 거의 6년이 걸린 길고 힘겨운 프로젝트였지만 남들이 안 된다고 할 때마다 편견을 뒤집고자 하는 오기가 생겨서 끝까지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마당을 나선 암탉'은 양계장에서 살던 암탉이 자신의 알을 품고 아기를 키우겠다는 의지로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아들로 훌륭한 청둥오리를 키워내고 마지막에는 자기희생으로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만 보면 비극이랄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면이 감동적이어서 제작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결과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죠.


두번째 예로 든 영화는 수백만 관객이 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입니다. 이 작품 역시 만든다고 할 때 주변에서 참으로 많은 분들이 말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흥행 안되는 코드인 아줌마+스포츠+비인기종목 등이 모여있는데다가 마지막에는 승부에서 지기까지 하지만 영화의 감동은 많은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영화 안에서 새로 부임한 남성 코치가 강압적으로 팀을 이끌다가 참패를 당한 후 팀원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고 소통을 이끌어 내면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준우승이라는 실적을 남기기까지의 이야기죠. 줄거리야 워낙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심재명 사장이 여기서 강조한 것은 바로 '소통'입니다.

도전이라는 것은 절대 혼자서만 할 수 없는 것이고 여럿과 함께 해야 하는건데 이 과정에서 소통이 없다면 그 도전은 실패하게 됩니다. 함께 하는 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을 무기로 도전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죠.


특히 심재명 대표는 근래에 우리 사회가 너무 결과에 집착하는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비록 실패하더라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은 무척 소중한 것이며 이들은 다음의 도전에서 분명히 중요한 밑거름이 됩니다. 꽃이 저마다 피는 시기가 다르듯, 사람 또한 꾸준히 도전하는 한 언젠가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진 Q&A 시간에서는 자금 문제로 야밤도주하거나 자살 생각도 해봤다는 이야기와 함께 영화 제작자가 되는데에는 전공보다는 영화에 대한 철학이 중요하며 하루 다섯편 이상 영화를 봐도 지치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도 남겼네요.


다음 멘토는 삼성전자의 해외 마케팅을 총괄하는 이영희 전무였습니다.


주제는 'Self-leading Life'. 스스로 주도하는 삶 입니다.


이 분의 이력을 현재의 위치와 비교해 보면 정말 독특합니다. 주로 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었죠.


하지만 정말 안 어울릴 것 같은 디지털 삼성전자에 왔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삼성전자가 소홀히 하던 감성에 호소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 모바일 제품을 처음 공개하는 언팩(UNPACKED) 행사가 이 분이 들어온 다음 시작된 것이라 합니다. 단순히 신제품 발표회를 떠나서 브랜드 자체에 가치를 주기 위한 행사라로 준비했답니다.


이 날 이야기의 주제, Self-Leading Life를 살려면 우선 자신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예전에 이영희 전무도 유학가서 처음 자신을 이렇게 분석했다고 합니다. 그 다음에는

- 철저한 실행과 실천을 해라 : Self-discipline  
가장 중요한 부분이랄 수 있겠죠. 아무리 큰 꿈을 꿔봤자 행동이 없다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 본인의 에너지를 다 쏟아 부어라 : Burn-out not Rust-out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서 일에 달려들어야 하겠습니다. 녹슬지 말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 관조적인 시야를 가져라 : Bird's-Eye View
때로는 일에 너무 가깝지 않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하답니다.


자신은 성공보다는 성취라는 단어를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성공은 결과만을 뜻하는 것이고 성취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이렇게 노력을 한다면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 주도하고 책임지는 멋진 삶을 사는 Self-leader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Q&A 시간에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자신은 일에 80, 가정에는 2(20이 아닌) 정도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가정은 자신의 남편과 자식들이 잘 챙기고 있다고 하고요. 젊은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서적으로 고전 서적으로 철학책이나 위인전 등을 들었습니다.



다음 멘토는 출발 골든벨! 등의 아나운서로 유명한 박지윤씨였습니다. 현재는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뛰고 있죠.


주제는 '치열한 오늘, 치열한 당신'입니다.


우선 '꿈'을 이야기했습니다. 노력없이 이뤄지는 꿈은 없다고 합니다. 로또에 당첨되는 것도 가서 사와야 하는 거죠.

박지윤 씨는 꿈이 계속 변해왔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때는 외교관, 중학교 때는 키노라는 영화 잡지를 보고 영화평론가, 고등학교 때는 현모양처, 대학교 때는 패션 잡지 기자나 편집장이었다고 하네요. 어느날 이들의 공통점을 생각해 보니'누군가와 소통하면서 말이나 글로 조리있게 전달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것이 떠올랐고 결국 아나운서의 길을 결심했다는군요.


그 다음은 꿈을 이루기 위한 실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치밀하게 조사하여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맞게 꾸준히 노력하는게 꿈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죠. 특히 노력하는 도중에 이 꿈이 정말 자신에게 맞는 일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자신은 아나운서 아카데미 수료 후 지역 민방 리포터 알바를 하는데 몸은 무척 힘들었지만 재미있다는 생각에 계속 아나운서의 길을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힘든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는군요.


특히 열정락서의 관객 대부분이 20대의 대학생인 만큼,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몇가지 면접 테크닉도 소개했습니다. 요약하면,

- 자기소개서에 자신이 '받고 싶은 질문'의 씨앗을 심어놓아라

- 자신의 스펙이 모자란다 생각지 말고 그 만큼의 강점으로 채워라

- 언제나 웃으며 면접관들과 늘 부드럽게 눈을 마주칠 것[각주:1].

- 자신감을 가져라[각주:2]

- 자신만의 스토리를 갖고 어떤 질문이 와도 그 스토리와 연결시켜라

- 회사와 면접관에 대한 조사는 기본

- 이야기할 내용은 미리 글로 써봐라

- 늘 진실성을 가져라


그리고 꿈을 이뤘다고 해서 멈추지 말고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자신도 아나운서의 길에 안착하지 않고 그 다음 단계를 향해 가고 있다고 하네요.


Q&A 시간입니다. 당시 아나운서 끼리의 사내 결혼에 따라 한명은 이직을 해야 했던 상황과 자신의 약점을 웃음으로 승화시켜준 김재동씨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얼굴이 작지 어깨가 넓은 건 아니죠.



자, 이 날도 무척 알찬 열정락서 였습니다. 멘토들의 열정이나 관객들의 열정 모두 뜨거웠고요, 세시간 가까이 논스톱으로 달려도 그 열기는 식지 않더군요.세 분 다 어쩌면 비슷하다면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펼쳤지만 각각 공통적인 부분도 있고 다르게 바라본 부분도 있어 이들을 비교해 보는 것 또한 재미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시간이 아깝지 않았어요.

누구도 오실 수 있습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지만 남은 열정락서 행사에 관심있는 분들은 열정락서 공식 네이버 카페에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왼쪽 콧구멍을 바라보는게 보는 입장에서 자연스럽다고 합니다. [본문으로]
  2. 오늘 나랑 같은 조 된 사람들은 다 죽었다. 내가 붙을 거니까. [본문으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