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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탭, 태블릿이 가진 가능성과 그 과제

늑돌이 2010.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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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은 우리나라와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제품이었다. 화면을 중심으로 한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주로 이용하여 석판(tablet)이라는 유서깊은 이름을 선사받았지만 일부 전문 직종과 고급 아파트 광고에서만 쓰였을 뿐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대한민국, 아니 전세계적으로 태블릿이 큰 인기를 모으지 못했던 이유로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비슷한 다른 기기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시리즈로 대표되는 OS의 UI가 터치스크린에서는 그다지 편리하지 않았던 점, 마지막으로 들고 다니기에는 지나치게 크고 무거웠다는 점이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이 그랬듯이 아이패드는 그 양상을 바꾸고 있다. 스리슬쩍 등장한 이후 이미 700만대 이상을 팔아대는 위력을 보이면서 전세계의 이목을 MP3 플레이어와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으로 돌리고 있다. 특히 태블릿은 아이팟이나 아이폰과는 달리 노트북 PC의 시장까지도 일부 위협할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이패드, 태블릿의 인기를 살리다.


아이패드가 그토록 인기를 얻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존의 실패한 태블릿 PC가 추구한, PC와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터치스크린을 활용하게 하는 쪽에 집착하지 않고 현재 기술로 가능한 부분 위주로 구현해 놓고 사용하는데 있어서도 최대한 편하게 만들어 놓았다는데 있다.


여기에 아이폰을 통해 갈고 닦아온 iOS 플랫폼의 자원까지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아이폰과 아이팟, 맥 사용자들까지 아우르는 효과가 있었다.


가격 또한 넷북에 비해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기존 태블릿 PC보다는 훨씬 싸게 등장했으며, 특히 무선랜과 3G 통신 모듈을 내장, 스마트폰을 대비해 구축된 무선 통신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토록 하여 인터넷에 대한 접근도 자유로워졌다.


윈도를 버린 태블릿

기존 태블릿 PC에 비해 아이패드가 선택한 가장 큰 변화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를 버렸다는 것이다. 윈도의 수많은 소프트웨어 자원을 이용하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윈도 자체가 태블릿에 어울리지 않기 떄문에 과감하게 버린 것이다. 물론 iOS용 소프트웨어 자원도 이제는 상당 수준 구축된 상태이기에 그런 결정이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애플의 이야기다. 다른 제조사의 경우에는 안드로이드 OS가 있었다.


갤럭시 탭은 안드로이드 OS를 이용하여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태블릿으로는 첫번째라 할 수 있다. 왜 탭이 '첫번째'라는 호칭을 갖게 되냐하면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있는, 구글의 인증을 받은 첫번째 안드로이드 태블릿이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몇몇 태블릿이 있었지만 이들은 구글의 인증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앞서 달려가는 아이패드, 이제 출발한 갤럭시 탭

갤럭시 탭은 아이패드와는 떼서 생각할 수 없는 존재다. 아이패드의 성공이 없었다면 나오기 힘든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탭은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대표 주자로서 아이패드와 비교해 볼만 하다.


두 제품에는 여러가지 유사성이 있다. 까만 액정 베젤의 공간을 충분하게 둬서 잡을 수 있게 둔 디자인과 비슷한 두께(갤럭시 탭이 조금 더 얇다), 무선랜과 3G 모듈 내장, 충분한 내장 메모리, 기존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고해상도(갤럭시 탭은 1024x600, 아이패드는 1024x768), 교체불가능한 배터리, 웬만한 중저가 노트북보다 비싼 가격 등 다양하게 짚어볼 수 있다.


반대로 두 제품의 다른 점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갤럭시 탭은 안드로이드, 아이패드는 iOS를 OS로 채택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 부분은 갤럭시 탭이 불리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애플은 OS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이들의 최적화 수준은 갤럭시 탭에 비해 한수 앞서 있다.

반면 갤럭시 탭의 경우 삼성전자는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 OS를 받아다 자사 제품에 최적화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체적인 통합성 면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갤럭시 탭에 들어간 안드로이드 2.2는 본격적인 태블릿용 OS라기 보다는 스마트폰용으로 나온 것[각주:1]이라는 문제 또한 있다. OS와 소프트웨어 면에서는 아이패드 측의 완성도가 높다[각주:2].


두번째 차이점은 크기와 무게가 될 것이다.
아이패드는 9.7인치의 화면을 채택한 반면, 갤럭시 탭은 7인치에 불과하다. 두 제품 다 시인성 면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화면 크기로 인해 많은 차이점이 생겼다.
휴대성 면에서는 갤럭시 탭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편이다. 아이패드의 무게는 갤럭시 탭의 거의 두배에 달하며 다양한 장소에 가지고 돌아다니기에는 아이패드는 다소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본다'는 측면에서는 화면이 더 큰 아이패드가 훨씬 낫다. 아무래도 화면이 클수록 눈은 더 편하며, 함꼐 보는 측면에서도 갤럭시 탭의 7인치 화면은 2~3명 정도가 한계일 것이다. 반면에 9.7인치의 아이패드는 더 많은 사람들과 화면을 공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신 면에서는 갤럭시 탭이 좀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데이터 통신만 가능한 아이패드와 달리 갤럭시 탭은 스피커 폰이나 블루투스나 유선 이어셋으로 하나의 전화기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전면 카메라를 이용한 화상 통화도 가능하며 탭 사용자들끼리는 HD 화상 통화 또한 가능하다.


승부는 콘텐츠에서 난다.

하지만 앞에서 한 이야기들은 실질적인 사용자의 선택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기기 자체보다는 그 기기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화면이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만들어진 태블릿은 태생적으로 '보기 위한' 기기다. 뭔가 입력하고자 한다면 더 저렴한 넷북이나 노트북은 얼마든지 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이 태블릿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으냐일 것이다.



영화, 음악, 뮤직비디오, 동영상 강의, 이북 등 이른 바 '전통적인' 멀티미디어 자료나 스마트폰에서도 가능한 웹 서핑이나 다양한 앱은 물론이고, 터치스크린을 충분히 활용한 미래지향적인 인터랙티브 콘텐츠들을 많이 갖춘, 바로 그런 제품이 결국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다.
아이팟과 아이폰으로 구축해 놓은 방대한 콘텐츠 유통 환경을 만들어 놓은 애플의 아이패드가 무척 유리하겠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지역으로 좁혀서 생각해 보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에게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대한민국 콘텐츠 시장에 무리해서까지 급하게 접근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갤럭시 탭에게 남은 과제는 단 하나다. 최대한 빨리 볼만한 콘텐츠가 공급되는 환경(eco)을 만들어 내는 것. 하지만 그렇게 잘 돌아가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일은 결코 쉬운게 아니다. 더구나 모든 걸 다 독점하는 것을 좋아하는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의 체질을 바꿔야 성공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1. 갤럭시 탭이 가장 많이 듣는 평가 가운데 하나가 '크기 커진 갤럭시S'라는 것을 기억해 보자. [본문으로]
  2. 한국 사람을 위한 부분은 제외하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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