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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mm의 XNOTE X300, 얻은 것과 잃은 것

늑돌이 2010.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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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8일 정식 출시한 LG전자의 XNOTE X300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스카치테이프로 벽에 붙여둘 수 있다는 것으로도 홍보한 이 제품의 특징을 한마디로 이야기한다면 가벼움보다는 '얇다' 쪽[각주:1]일 것이다.


그만큼 X300이 자랑하는 17.5mm라는 두께는 대단한 수준으로 웬만한 다른 노트북들과는 두께 면에서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여기에 본체 양 옆으로는 구멍을 전혀 내지 않고 통풍구까지 없앤 과감한 디자인은 확실히 멋지다. 개인적으로 반짝이는 크롬으로 주변을 둘러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더 마음에 든다.

연결 단자는 모두 뒤에 있다.


뒷면으로 모두 돌려진 확장 단자는 이어폰, USB 단자 두개, 확장 단자와 SD 메모리 카드 슬롯을 제공한다.


확장 단자 가운데 유선랜과 D-SUB 단자는 본체에 내장하지 못하고 별도의 포트 리플리케이터로 제공한다. 이 기기는 전원 어댑터와 분리 합체할 수 있어 디자인 상으로는 깔끔하지만 내장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키보드 또한 두께에 맞춰서 아이솔레이션 방식이 채택되었다. 얇아야 되므로 키 스트로크에는 한계가 있지만 키 캡 개개는 넉넉한 크기를 갖고 있어 타이핑하기 쉽다. 이는 11.6인치라는 넉넉한 화면에 맞춘 덕이 크다.
터치패드는 명확한 경계를 주지 않은 대신 진동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통풍구가 없어 키보드쪽에서 발열을 느낄까 걱정하시는 분이 계실텐데 직접 써보니 키보드가 있는 부위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하단 쪽으로 조금 느껴지는 정도다.


11.6인치의 1366x768 해상도의 화면은 선명도에서는 다소 아쉽지만 밝기는 충분하다. 화면 크기와 해상도는 별 불만 없는 수준.

요철이 드러나는 표면의 재질도 마음에 든다. 쉽게 상처가 안 날 듯.


전체적으로 봤을 때 X300의 디자인은 국산 노트북으로서는 상당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보고 있자면 국내 노트북 디자인도 이 정도까지 올라왔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 말이다. 무게는 본체만으로는 949g, 전원 어댑터를 올리면 1159g, 포트리플리케이터까지 올리면 1223g이다.



그러나 X300이 얇아지면서 얻은 것만 있는 건 아니다. 슬림한 X300이 잃은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성능.


X300은 CPU로 인텔 아톰 Z530 1.6GHz 또는 Z550 2GHz 모델을 쓰고 있어 그다지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일반적인 넷북 수준. Z530 1.6GHz 모델의 경우에는 그래픽 칩셋과 조합했을 때 일반 넷북보다도 못한 성능이다.
X300의 설계 목표가 아마도 성능보다는 얇은 두께였을 거라 짐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능을 고민했다면 아톰 프로세서 계열은 절대 피했을테니 말이다. 이는 비슷한 설계 철학을 지향한 소니의 VAIO X 시리즈에서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LG전자나 소니나 성능과 두께의 딜레마에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아톰을 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원죄는 PC 제조사보다는 인텔에 있다.

인텔은 이런 초슬림 노트북을 위한 프로세서를 따로 출시하지 않으면서도 유일한 해결책인 아톰에 대해서는 노트북용 듀얼코어 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아톰의 성능이 낮은 편이지만 듀얼코어로 간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실용적인 성능이 나올 수 있는데, 인텔의 정책상 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코어 i3가 되건 코어2듀오가 되건 아톰보다 더 높은 성능에 아톰 정도의 크기와 TDP를 가진 프로세서를 이미 출시하고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노트북용 듀얼코어 아톰을 출시하지 않는 것은 아무리 봐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제품의 성능에 있어서 CPU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메모리 문제도 빼놓을 수는 없다.
X300에 기본 채용된 윈도7은 윈도XP보다 더 많은 메모리를 잡아먹는다. 2GB 정도는 되어야 큰 문제없이 프로그램 운용이 가능할텐데 X300은 1GB에서 확장이 불가능한 상태[각주:2]다.

여기에 메모리의 모자람을 뒤에서 받쳐줄 SSD 또한 문제다.


샌디스크의 pSSD 64GB 모델을 채용한 이 제품의 SSD 성능은 그리 좋지 않다. 그리 싼 가격이 아닌, 나름 LG전자의 플래그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보급형 SSD를 썼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 약점은 배터리. 2셀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채용하고 있지만 19.61Wh의 낮은 용량으로 인해 그리 오래가는 편은 아니다. 라지온 동영상 시험 2번을 기준으로 2시간 26분 밖에 지속되지 않는 부분을 LG전자 또한 인식하고 있는지 아예 같은 배터리를 하나 더 제공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LG전자의 XNOTE X300은 우리나라 노트북으로서는 특히 디자인 면에서 무척 많은 발전을 이룩한 제품임에는 분명하다. 지저분한 책상 위에 있어도 그 깔끔한 디자인을 보면 웬지 흐뭇해질 정도니 말이다.

다만 이 멋진 디자인이 실용성이라는 측면과 결합했을 때 구석 구석 약점이 보이는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이로 인해 X300의 쓰임새 자체가 애매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먼저 나왔기 때문에 늘 비교당해야 하는 소니 VAIO X에는 아직 한수 뒤지는 제품[각주:3]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LG전자는 X300을 통해 얻은 것을 바탕으로 다음 제품에서는 X300이 잃은 것 또한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초슬림 노트북이라는 분야가 한두번의 시도로 쉽게 이룰 수 있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LG전자의 도전을 지켜보겠다.


  1. 물론 가벼움 자체도 얇음에서 나오기 때문이지만. [본문으로]
  2. 해외에는 2GB 모델이 나온다는 정보도 있다. [본문으로]
  3. 물론 국내 판매 가격은 VAIO X가 엄청나게 더 비싸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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