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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안드로이드폰, 차별성 가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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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많은 이들이 기다리던 애플의 아이폰이 KT를 통해 들어오면서 거의 윈도 모바일이라는 OS 하나로 천편일률적이던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피가 수혈되기 시작했다.

아이폰 뿐만 아니라 구글이 만든 개방형 스마트폰 OS인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도 모토로라의 모토로이로 우리나라에 첫선을 보였다. 옴니아 시리즈의 삼성전자에서도 조만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미 미디어 데이라는 형식을 통해 각종 언론에 선보인 바 있다.

아이폰에 대항하는 진영이 주로 채택하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안드로이드는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폭넓은 개방성을 가지며 구글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도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휴대폰 제조사는 물론 이동통신사 한테까지도 환영받고 있다.
덕분에 이미 공개한 모토로라와 삼성전자 밖에 국내외의 여러 회사들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의 출시를 예정하고 있어 올해에만 10여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한국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0년 현 시점에서 고급 스마트폰의 제원은 사실상 이미 정해지다시피 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3.7인치 800x480 해상도의 멀티터치 디스플레이, DMB/GPS/마이크로SD 내장, 3.5파이 이어폰 단자 제공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이 부분은 이미 나와있는 삼성전자의 옴니아2나 모토로라의 드로이드 등에서도 일부 엿볼 수 있는 제원들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나온지 얼마 안 된 만큼, 각 제조사의 최초 모델들은 다 이 정도 제원은 갖추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이러한 요소들이 최고급 스마트폰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거의 필수 조건이 되버린 셈이다. 문제는 그 덕분에 이런 제품들 사이에서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유행이 한쪽으로만 몰려가는 것을 좋아하는 시장에서는 디자인 말고는 각 제품 사이의 차이점을 찾기 힘들다.
더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높은 제원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들이 느끼는 편의성은 제원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질문을 한번 던져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많아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하며 제조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HDMI 단자를 내장한 모토로라의 모토로이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구글의 소프트웨어를 필수적으로 갖고 나오는 덕분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어플리케이션들이 잘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기본'이며 이 밖에도 한국을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준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즐겨 쓰이는 특정 메신저나 SNS 서비스를 위한 어플리케이션을 비롯하여 국내 웹 서비스를 더 편하게 이용하기 위한 도구가 풍부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각 서비스 업체에서 제공하긴 하겠지만, 그와 상관없이 기기의 특성상 필요하다면 제조사 측에서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액티브X가 아니면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인터넷 뱅킹이나 쇼핑 등의 문제도 시급하게 해결할 일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어플리케이션들의 업데이트 또한 편리하게 가능해야 한다.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위한 동영상과 음악 플레이어 또한 신경쓸 부분이다. 성능 상에서 고급 PMP에 전혀 뒤지지 않는 만큼 고화질 동영상 재생 능력과 함께 호환성 또한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이 경우 고급 TV와 연결할 수 있는 HDMI 단자의 제공은 상당히 흥미로운 기능이 될 수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면에서는 빠른 반응 뿐만 아니라 편의성 또한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멀티터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또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평범한 안드로이드 폰의 표준 인터페이스에서 벗어나 HTC같은 편리한 쉘 인터페이스를 제공[각주:1]하는 것 또한 필수적인 사항이다. 이 경우 단순히 독자적인 무언가를 고집하고 제조사나 이통사의 틀에 끼워 맞추는게 아니라 진정 사용자 위주로 구성된 인터페이스여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호환성 면에서도 고려할 부분이 있다. 이미 안드로이드 제품 가운데에서도 각각의 차이로 인해 소프트웨어 호환에 관한 문제가 종종 보고되고 있는데, 출시 전 최대한 많은 시험을 통해 안드로이드용 어플리케이션을 대부분 수용할 수 있는 폭넓은 호환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은 개방을 주제로 하는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이 가지는 근본적인 경쟁력이 될 것이다.

안드로이드 OS는 이미 버전이 2.1에 달할 만큼 업그레이드가 빠른 편이다. 그런 만큼 제조사로부터의 OS 업그레이드 지원 요소 또한 따져볼만한 요소다. 이미 발표된 모토로라의 모토로이 또한 안드로이드 2.0으로 출시되었지만 2.1로의 업그레이드를 예정하고 있다. 모 스마트폰처럼 OS 업그레이드를 공지한지 몇개월 동안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 부분은 바로 어플리케이션을 편하게 찾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스토어에 관한 부분이다. 현재도 안드로이드 마켓은 돌아가고 있지만 대부분 영문으로 되어 있어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어플리케이션을 찾기 어렵게 되어있다.
이미 SK텔레콤과 KT에서 T스토어와 쇼 앱스토어라는 이름으로 독자적인 어플리케이션 유통을 제공하므로 제조사가 힘쓰지 않아도 곧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한국 사용자들에게 인기있을만한 어플리케이션들은 한글 설명과 함께 제공되길 바란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이 글에서 차별성으로 생각한 부분들이 대부분 소프트웨어 쪽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휴대폰 제조사들이 가진 약점이 바로 소프트웨어에 있기 때문이다[각주:2].

우리나라에서는 수십년간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어 왔으며 그 기반도 미약하기 그지없다. 정말로 세계와 경쟁하는 스마트폰을 만들고자 한다면 이 상황이 완전히 바뀌어야 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앞에서 말한 요소들은 사람 x 시간 x 비용을 투자하면 무조건 만들어져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이 소프트웨어에 대해 가졌던 지금까지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차별성은 커녕 앞으로도 영원히 다른 나라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가져다 쓰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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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독자 개발이 힘들다면 소니 에릭슨의 경우처럼 SPB 모바일 쉘 등 외부의 제품을 들여오는 것 또한 방법이다. [본문으로]
  2. 디자인 등 겉모습이나 재질에 관한 한 국내 제조사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한다. 독창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생각해 볼 부분이 있겠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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