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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SHOW를 보여준다 - KT의 힘, SHOW 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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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오랜 기간 우리나라 통신계의 거대 기업으로 군림해 왔었지만 사실 그 속을 살펴보면 그다지 마음이 편한 상태는 아니었다.
지금도 유선 통신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는 공정한 경쟁의 결과라기 보다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공기업의 유산에 기인한 탓이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더구나 무선 분야에서는 네스팟과 와이브로를 먼저 시작했고 WCDMA 또한 최초로 전국망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1위 업체인 SK텔레콤에 이은 만년 2위 상태다. 유선보다는 무선 통신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KT 입장에서는 당연히 현재의 상황은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던 지난 3월, KT와 KTF가 합병하여 유무선이 통합된 더 거대한 공룡기업이 탄생했다. 그리고 11월 30일, SHOW 옴니아가 정식 출시되었다.
SHOW 옴니아, 무엇이 다른가?

사실 SHOW 옴니아(SPH-M8400)의 모체라 할 수 있는 옴니아2는 이미 SK텔레콤의 T옴니아2(SCH-M710/715)를 통해 공식적으로 선보였고 조만간 LG텔레콤의 OZ 옴니아(SPH-M7350)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선보인 바 있는 옴니아 시리즈


SHOW 옴니아 또한 이들과 비슷한 존재가 아닐까 생각할 수 있을텐데, 과연 무엇이 다를까?


3W


여기서의 3W는 WCDMA, Wi-Fi, Wibro를 뜻한다. 즉, KT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무선망이 다 망라되어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에 WCDMA와 Wi-Fi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갖추고 있는 부분이지만 SHOW 옴니아는 여기에 더해 와이브로까지 갖추고 있다. 이런 스마트폰은 세계 최초다.

WCDMA는 가장 커버리지가 넓지만 속도가 1Mbps 수준으로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 와이브로는 수도권 및 몇몇 대도시에 한정되어 있지만 그 안에서는 비교적 잘 잡히는 편이고 속도 또한 WCDMA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3Mbps) 편이다. 네스팟으로 대변되는 무선랜은 말할 것도 없이 가장 빠르지만 지역이 매우 한정되어 있다.

SHOW 옴니아를 쓰게 되면 이들 세가지 망을 다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가 있다. 아무리 가능성이 주어진다 해도 그 가능성을 실현하는데 드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면 그림의 떡이 되기 때문이다.




마음껏 써라


3W가 가진 가능성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제대로 된 요금제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동안 많은 스마트폰이 있었지만 비싼 데이터 요금제로 인해 쓰임새가 축소되었고, 이는 대중이 스마트폰을 외면하는데 한몫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 여기서 KT가 내놓은 새로운 요금제를 살펴보자.


특히 상단의 데이터 요금제에 집중해서 볼 필요가 있는데, 이들을 좀 단순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무선랜과 와이브로는 무제한
무선랜 핫스팟인 네스팟의 경우, SHOW 스마트 100의 경우 가입 후 2개월간 한정적으로 무료, 나머지 요금제는 무료다. 와이브로의 경우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무료다(그리고 비공식적으로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직 커버리지가 한정적인 와이브로는 내년부터 전국망 설치에 들어가 그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2. 3G 데이터 통신은 최대한 저렴하게
WCDMA 네트워크를 기준으로 기본료 5000원에 150MB, 1만원에 750MB의 용량은 가장 저렴한 건 아니더라도 '매우' 저렴한 요금임에는 분명하다. 초과분의 경우 1MB에 50원이라는 비율 또한 무척 저렴하다.


이 정도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나온 무선 데이터 요금제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봐도 좋을 듯 하다.
특히 내년 3월까지 기간 한정이긴 하지만 와이브로를 무제한으로 푼 것은 상당히 의미가 깊다. 이렇게 무선랜과 와이브로에 대해서 관대한(?) 정책을 펴는 KT의 의도는 바로 멀티미디어 데이터 트래픽을 이 두가지 망에 맡기려는 것이다. 커버리지가 한정적이긴 하지만 이 두 망은 접속만 된다면 빠른 속도에 트래픽 부담도 자유롭기 때문에 KT 입장에서도 더 낫기 때문이다. 한편 트래픽이 제한되는 3G망에서는 무선랜과 와이브로가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소용량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 전화는 기본


SHOW 옴니아의 존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인터넷 전화의 기본 제공이다. 인터넷을 이용, 일반 유선 전화나 휴대폰보다 요금은 저렴한 인터넷 전화는 myLG070이 시장을 개척해 온 반면, KT의 유선전화는 그동안 수세에 처해 있었다.

SHOW 옴니아는 KT 인터넷 전화를 기본으로 탑재, 별도의 070 번호를 모두 하나씩 갖게 되며 경쟁사의 서비스와는 달리 별도의 기본료도 없다. 그냥 사용하면 인터넷 전화 요금으로 쓰게 되는 것이고, 안 쓰면 아무 것도 안 나가는 편리한 방식이다. 물론 무선랜이나 와이브로가 가능한 지역에서만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다.





사용자를 위한 화면


우리나라 휴대폰에서 불편한 부분은 하나의 컨셉으로 통일된 UI가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서로 타협한 상황에서 별도의 UI가 들어가 있다. 이는 기존의 옴니아 시리즈도 마찬가지인데 T옴니아2에도 그 잔재는 남아있다. 이동통신사나 휴대폰 제조사나 자사의 입장에서 통일된 UI를 추구하기 때문이었지만 그 두 기업의 입장 속에서 진짜로 제품을 써야 하는 사용자의 입장은 무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SHOW 옴니아는 그러한 딜레마에서 벗어났다. KT 측에서는 별도의 UI를 만들지 않는 대신 제조사인 삼성전자에게 SHOW 옴니아만을 위한 UI를 주문한 것이다.


SHOW 옴니아의 화면에는 7개의 미디어홈을 중심으로 위로 스크롤 하면 3개의 위젯 화면이, 아래로 스크롤 하면 3개의 메인메뉴 화면이 나타난다. 이 UI가 정말로 이상적인 것이냐에 대해서는 시간이 흐른 뒤 사용자들의 반응을 들어봐야 알겠지만 사용자 중심이라는 측면에서 지금까지 나온 국산 스마트폰의 UI 가운데 진일보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3W를 이용한 어플리케이션


SHOW 옴니아의 특징을 말해주는 마지막 요소는 바로 앞에서 말한 3W라는 세가지 무선망을 활용한 어플리케이션이다.

다른 옴니아와는 달리 지상파 DMB가 빠졌지만, 이 부분을 SHOW 비디오라는 미디어홈에서 지상파 포함 무려 30개의 채널을 와이브로와 무선랜을 통한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으로 대체하고 있고 도시락을 기본으로 하는 음악 서비스 또한 마찬가지다.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으로 인터넷 뱅킹, 홈쇼핑, 항공기/버스/영화/공연 예약 등을 무선망을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실시간 내비게이션 또한 제공될 예정이며 지금까지 1000개(유료 300개) 정도의 어플리케이션을 준비했다는 SHOW 앱 스토어 또한 중요한 공급수단이 될 것이다.





SHOW 옴니아에 대해 역설 중인 KT의 컨버전스 WIBRO 사업본부의 김성철 상무


이처럼 SHOW 옴니아는 단순히 스마트폰 한대라기 보다는 KT의 차기 유무선 전략이 구체화된 존재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현재 KT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역량이 한군데로 결집된 만큼 KT 또한 SHOW 옴니아의 성공을 위해 상당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KT의 한쪽에서는 아이폰을 출시하여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진정한 힘은 SHOW 옴니아를 통해 발휘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SHOW 옴니아의 미래에도 그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일반 사용자들이 세가지 망을 번갈아 오고가며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있다. 3W에 대한 지식 전파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망 이동이 이뤄지면 모를까, 보통 사람 입장에서 쓸모에 따라 각 망을 구분하여 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문제는 SHOW 옴니아가 기반으로 하는 윈도우 모바일 플랫폼이 요즘 기준으로 볼 때 매우 낡고 불편한 존재라는 것이다. 아무리 소프트웨어로 그 겉을 잘 포장한다 해도 한계가 존재하는 법인데, 이는 완전히 독립적인 플랫폼을 갖지 못한 KT의 한계가 아닐 수 없다(이러한 약점은 차후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활용한 스마트폰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되리라 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SHOW 옴니아가 갖는 근본적인 의미가 퇴색될 염려는 없다. KT가 정말로 갖고 있던 전부를 가지고 국내 무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더 나아가서는 해외의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들과 정면 대결을 펼치겠다는, 진지한 의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전 그저 덩치만 믿던 둔중한 공룡으로 보이던 KT의 존재가 정말 크게 느껴지는 것은 진정 오래간만의 일이다. 그렇지 않은가?



이건 좀 다른 이야기지만 SHOW 옴니아 상단의 QOOK&SHOW 로고는 잘못된 디자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이 로고는 세련되지 않은데다 복잡해 보이기만 한다. 하나의 로고만 쓸 수는 없었던 KT의 내부적인 사정이 얽혀있겠지만 사용자는 로고가 안 예쁜 것을 마음에 안 들어할 뿐이다. 그냥 강요한다고 해결되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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