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휴대용 디지털 기기의 전성시대입니다. 웬만하면 다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을 시작으로 MP3 플레이어, PMP, 휴대용 게임기를 거쳐 보급형 제품의 출시로 인해 대중화된 노트북 PC와 새로 등장하는 UMPC들로 인해 출퇴근/등하교 시간에 디지털 기기를 하나 정도 들고 다니는 모습은 이제 매우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걸리는 문제는 역시 네트웍입니다. 많은 이들이 PC를 쓰게 된 이유가 바로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서이고 특히 노트북 PC와 UMPC의 활용도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지면 그 몇배로 넓어집니다. 더구나 요즘에는 PC 계열이 아닌 PSP와 NDS 등 휴대용 게임기, 일부 휴대폰과 PMP까지도 무선랜을 통해 네트웍 접속 기능을 제공할 정도로 휴대 기기에도 네트웍 전성시대가 왔습니다.
문제는 기기 쪽에서는 준비가 되었는데 네트웍 쪽에서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무선랜의 수신 범위는 너무나 짧고 그 약점을 보충하기 위해 나온 HSDPA와 와이브로 같은 서비스는 거의 PC 기반 제품에서만 이용 가능한데다 너무 비싸거나 지역 제한이 심합니다.
집이나 회사처럼 자신이 어느 정도 제어 가능한 환경이라면 적절한 유무선 공유기를 갖춰 놓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그 장소를 벗어난다면 그런 노력 또한 아무 소용 없어집니다. 네트웍 접속이 되고 있는 기기가 있다 해도 그 장비 하나만 가능할 뿐이고 나머지는 손가락 빨고 보고만 있어야 합니다. 이럴 때 유무선 공유기를 들고 왔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상황이 되는 거죠.
■ 특징
셀피즈(SELFIZ)라는 이름은 ‘SELF Internet Zone’의 약자로 ‘스스로 만드는 인터넷 가능 지역’ 정도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말인즉슨 어디든 네트웍 접속이 가능한 PC가 있다면 셀피즈를 꽂아 그 장비를 무선 공유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셀피즈가 장착된 PC가 네트웍에 접속되어 있다면 그 네트웍을 다른 기기와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는 뜻입니다.
네트웍에 접속된 PC에 꽂는 것으로 PC를 무선 공유기로 변신시킴
USB 무선랜 또는 메모리스틱 크기로 뛰어난 휴대성
별다른 드라이버 준비없이 바로 설치 및 사용 가능
공유기로서 가져야 할 다양한 기본 기능 제공
USB 무선랜 어댑터 역할도 수행 가능
■ 겉 자, 그럼 셀피즈의 상자를 열어보겠습니다.
셀피즈의 구성품은 정말 간단합니다. 본체와 접혀있는 종이로 된 매우 간단한 설명서, 그리고 본체와 PC를 길게 연결해 주기 위한 연장용 크래들이 있습니다.
특히 설명서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간결합니다. 제대로 된 설명서를 원한다면 모다펀 공식 사이트를 방문하면 PDF 형식으로 된 보다 자세한 설명서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설명서는 기본으로 넣어줘야 하는데, 모다펀의 배려가 좀 아쉽군요.
보통 USB 무선랜과 같이 나오곤 하는 연장용 크래들은 매우 편합니다. 모양도 깔끔하고 연장선 길이도 충분하여 원하는 위치에 놓고 연결할 수 있어 수신 감도를 조금이라도 높게 해줄 수 있습니다.
본체입니다. 작동 상태를 알려주는 LED 하나 외에는 별다르게 신경쓸 곳은 없습니다.
■ 써보기
셀피즈의 장점 중 하나는 내부에 드라이버를 담는 메모리를 갖고 있어 설치시 별도의 디스크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가지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 바로 써야 하는 셀피즈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일입니다. 셀피즈를 꽂으면 자동 실행으로 시작하면서 드라이버와 설정 프로그램까지 이용자의 선택도 필요없이 한방에 설치되고 실행됩니다. 만약 문제가 있는 경우라면 리부팅 한번 해주면 대부분 제대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셀피즈를 꽂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윈도 비스타를 설치한 기종에는 아직 사용이 불가능합하고 윈도XP 이하 OS에서만 쓸 수 있으니 OS의 버전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로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이지만 꽂을 제품이 인터넷에 정상적으로 접속되어 있느냐도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꽂을 슬롯이 USB 2.0을 지원하느냐도 확인해 보는게 좋습니다. 만일 USB 1.0/1.1만 지원한다면 제 속도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속도보다는 인터넷 접속 자체가 간절히 필요하다면 크게 상관없겠습니다만.
자, 이제 꽂아봅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드라이버와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설치됩니다. 만일 자동으로 안 되는 경우라면 윈도 설정에서 자동 실행을 하지 못하게 한 경우인데, 이때는 가상 CD-ROM 드라이브를 찾아내어 거기서 setup.exe를 실행시키면 됩니다.
설치가 끝난 상태에서는 바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아래는 셀피즈에 제공되는 환경 설정 프로그램의 화면입니다.
셀피즈는 크게 네가지 모드로 동작하는데, 무선 공유기 역할을 하는 Access Point(AP) 모드, 무선랜 어댑터 역할을 하는 Station 모드, PSP를 위한 XLink KAI 모드, 무선랜 카드의 비호환성으로 인해 AP 모드가 동작하지 않을 경우를 위한 AdHoc Router 모드가 그들입니다. 기본으로는 AP 모드로 맞춰져 있습니다.
이 AP 모드가 셀피즈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도가 되겠습니다. 아무 설정없이 바로 쓸 수도 있지만 보안이 걱정된다면 WEP이나 WPA를 사용하여 암호화하여 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셀피즈를 사용하면서 느껴지는 것은 휴대용 PC들과 잘 어울린다는 점입니다. 노트북이나 UMPC를 가지고 다니다가 누군가의 네트웍을 빌려(?) 쓸 수 있는 상황이 될 때 장착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KT 와이브로 모뎀과도 잘 어울립니다.
와이브로 공유기 되어버린 UMPC
■ 성능
이런 조그만 공유기에 대해서 가지게 되는 가장 큰 걱정은 바로 거리에 따른 전파 수신 감도와 전송 속도일 것입니다. 간단한 테스트에 따르면 가까운 거리에서라면 일반 무선 공유기와 비교해도 속도 차이는 거의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리가 수 미터 이상 멀어지면 확실히 일반 무선 공유기에 비해 급격하게 감도가 떨어지며 전송속도 또한 같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5미터 정도의 가까운 거리라면 대략 36~48Mbps 정도의 속도로 접속이 되며 전송 속도 또한 양호합니다. 셀피즈의 용도를 생각해 보면 무난한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 WEP로 암호화했을 경우에도 성능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PC에 연결해서 사용하느니만큼 안정성은 전용 공유기에 비하면 약간 떨어지는 편입니다. 아주 가끔씩 비정상적인 동작을 할 때가 있는데, 이때는 네트웍의 재접속 또는 리부팅을 통해 해결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장착한 PC에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재미있는 것은 Station 모드, 즉 셀피즈를 USB 무선랜 어댑터로 활용해 보면 웬만한 무선랜 어댑터 이상의 수신 감도를 자랑한다는 점입니다. 기존에 제가 쓰던 여러가지 무선랜 카드로는 잡아내지 못하는 AP를 잡아내더군요.
■ 결론
지금까지 모다펀의 셀피즈 무선 공유기를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 제품이 기존의 유무선 공유기를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제품의 용도 자체가 특화된 제품인지라 일반 유무선 공유기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죠.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필요할 때 제대로 쓸 수 있는가 일 것이고 셀피즈의 뛰어난 휴대성과 쉬운 사용법은 그 부분에 있어서 합격점을 충분히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비슷한 종류의 제품이 무성의한 사용자 지원으로 지탄을 받는 반면 모다펀 측은 나름대로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윈도 비스타를 지원하지 않는 부분은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해외에서 만들어진 드라이버의 수정을 국내 기술진이 해내긴 힘들 것이라 기대하긴 힘들군요.
보다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서의 테스트를 하지 못한 부분을 아쉽게 생각합니다만, 기회가 된다면 추가적으로 여러분께 새로운 글로 셀피즈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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