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죽어서 빕베리(Beepberry) 되다

마니아들에게 여전히 블랙베리는 나름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이름입니다. 여러번의 부활 시도에도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여기 흥미로운 제품이 있습니다. 특히 블랙베리의 쫀득쫀득한 키감이 그리우신 분이라면 더욱 그렇겠습니다.

 

빕베리(Beepberry)

 

이 제품은 빕베리(Beepberry)라는 묘한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e-paper 디스플레이 스마트워치를 만들던 페블(Pebble)의 창업자인 Eric Migicovsky가 발표한 이 물건은 완성품이라기 보다는 개발 키트입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스마트폰 없이도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물리적 키보드가 있는 메신저 디바이스 겸 기타 작업을 할만한 도구를 원해서 만든 도구라고 하죠.

 

Beeper 구동 장면으로 보입니다.

 

Eric Migicovsky는 현재 Beeper라는 업체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합니다. 마침 그의 회사에서 만든 Beeper는 15개 이상의 채팅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Matrix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그는 SQFMI와 협업하여 이 빕베리를 만듭니다.

 

우선 샤프의 2.7인치 흑백 메모리 LCD를 화면으로 씁니다. 키패드는 낡은 블랙베리 것을 가져다 쓰고요, 안의 메인보드는 라즈베리 파이 제로 W(또는 호환 SBC)를 넣습니다. 그리고 Beeper로 채팅 도구(iMessage/WhatsApp/Signal 등 지원)로 쓰거나 라즈베리 파이 호환되는 모든 리눅스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블랙베리 키보드가 달린 휴대용의 작은 리눅스 컴퓨터가 되는 셈이죠. 생각해 보면 이 정도 크기에서 쓸만한 입력도구를 꼽는다면 블랙베리 키패드가 빠질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적절한 조합 같기도 합니다. 화면 또한 흑백이긴 하지만 메모리 LCD인지라 전력 소모가 매우 적어서 배터리 사용시간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아무튼 정리해 보자면 빕베리는 개발자들의 장난감. 딱 그렇습니다. 이름도 Beeper+Blackberry = Beepberry로 나온 것 같습니다.

 

주요 스펙(사양/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초저전력 고대비 샤프 메모리 LCD 2.7인치 400 x 200
• 호환 가능한 로우 프로파일 솔더리스 헤더가 있는 Raspberry Pi Zero W(옵션)
• 백라이트 및 터치패드가 있는 촉각 키보드
• 알림을 위한 프로그래밍 가능한 RGB LED
• 프로그래밍 가능한 측면 버튼
• 온보드 RP2040 MCU(키보드 및 주변기기 제어용)
• GPIO 브레이크아웃
• USB-C 프로그래밍 및 충전
• 2000mAh LiPo 배터리
• 오픈 소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 74mm x 104mm x 15mm

이용자는 마이크로SD 카드만 있으면 일단 구동할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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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79달러이며 라즈베리 파이 제로 W 보드를 원한다면 20달러를 더 내면 됩니다. 현재 50개가 준비되어 있으며 이를 넘어가면 2~3개월 더 걸린다고 합니다. 참고로 50개는 이미 다 팔려나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빕베리의 크기는 이 정도

 

이처럼 빕베리는 프로그래밍 관련 지식이 없다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제품입니다. 전세계로 배송되지만 개발 키트(DevKit)라고 보증도 안 해줍니다. 케이스도 없어서 그냥 보드가 드러난 상태로 써야 합니다. 

 

페블과 함께 있는 모습. 저런 그럴 듯한 케이스 안줍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빕베리를 위한 하우징의 3D 프린터 도면을 누군가 만들어 올릴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개발자가 아니라면 그냥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라면 리눅스 올려서 작은 해킹용 디바이스로 써도 되고 마음대로 하실 수 있겠죠. 원하시면 달리시길.

 

더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으시다면 이곳으로 가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Beeper, SQF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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