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코리아는 지난 6세대 코어 프로세서 발표에 이어 지난주 2015 인텔 테크놀로지 데이를 가졌습니다. 라지온에서는 인텔은 여기서 어떤 이야기를 펼쳤는지, 크게 세가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성능보다는 실용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좋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실제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합니다만, 2세대 이후 프로세서 자체가 보여준 성능의 향상은 놀라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2세대 샌디브릿지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이야기도 되고, 경쟁을 부추겨야 할 AMD가 부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날 인텔이 자랑한 것은 성능보다는 실제 응용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제일 먼저 나온 이야기는 역시 윈도우10이죠. 윈도우10이 여러 모로 장점을 많이 갖춘 OS라는 점은 라지온을 통해 많이 알려드렸으니 생략하고, 인텔의 6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얼마나 윈도우10에 잘 맞는지를 설명해줬습니다. 더 짧아진 대기 시간과 최고 수준의 멀티태스킹 능력, 빠른 구동 시간 및 높은 전력 효율 등을 언급했고, 특히 GPU와 연계된 훌륭한 4K 영상 재생 능력에 대해서도 자랑했죠.
2015/10/23 -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인텔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이 글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내장 그래픽 코어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하드웨어 가속이 먹힙니다. 4K 영상이 재생 중임에도 불구하고 왼쪽의 바닥에 깔린 성능 그래프 보이시는지 모르겠네요.
이전 세대에 비해서 강조한 부분으로는 동영상 인코딩 시의 하드웨어 가속 부분입니다. 상당히 복잡한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GPU없이 무척 빠른 속도로 인코딩됩니다. 물론 소프트웨어 쪽에서 제대로 지원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지금 안 하는 애플리케이션이라 해도 시간이 해결해 주겠죠.
게임 쪽에서 XBOX One과 잘 통합되어 외부 GPU없이 게임 스트리밍 또한 무리없이 실행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디바이스로 말한다
하지만 인텔은 어디까지나 하드웨어 기업이라는 측면이 강하죠. 그리고 인텔 프로세서의 성능은 결국 PC 등 디바이스를 만드는 제조사에 의해 소비자에게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이 날 선보인 디바이스들도 많습니다. 우선 2-in-1 태블릿은 많이 아시겠지만 도시바의 이 제품은 새틀라이트 클릭 10으로 제법 깔끔한 디자인이지만 가격은 349달러에 불과합니다.
이 제품은 에이서의 R13입니다. 저런 식의 힌지를 가진 제품은 종종 있었지만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적은 없었죠. 인텔 프로세서와 윈도우10의 힘으로 이 제품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HP의 새로운 파빌리언 X2 모델입니다. 디자인이 좀 세련되어진 듯.
이 제품은 에이서의 아스파이어 스위치(Acer Aspire Switch) 시리즈의 새로운 모델로 보입니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원하는 대로 앞 뒤로 붙여서 태블릿 상태 똫는 랩탑 상태 원하는 대로 편하게 쓸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2-in-1은 아니지만 베젤을 최소화시킨 델의 새로운 XPS-13도 있었습니다. 저 얇은 베젤을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라고 하던가요? 덕분에 13.3인치지만 크기는 꽤 작아보입니다. 알아보니 가격은 거의 2백만원이군요. 셉니다.
이건 인텔 웨어러블 패션 쇼에서 선보였다는 스마트워치인 MICA라는 제품입니다. 여성분들 보기에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의자같이 생긴 녀석은 무선 충전 독입니다.
인텔이 투자하고 있는 레콘 인스트루먼츠의 recon jet이라는 제품입니다. 구글 글래스와 비슷한 방향을 지향하는 웨어러블 제품이죠.
인텔과 협력 중인 직접 닿지 않아도 충전이 되는 Witricity도 시연했고,
정말 작은 에이서의 미니PC도 있었습니다. 작지만 확장성과 발열에도 꽤나 신경쓴 제품이었어요.
이처럼 인텔은 다양한 디바이스를 선보였습니다. 심지어 자사의 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경우라도 인텔과 협력 관계에 있다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인텔이 현재 강한 분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신경쓸 장르까지 보여주려는 의도인 듯 합니다.
리얼센스(Real Sense)
또 하나의 주인공은 리얼센스였다는 생각입니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 발표회에서도 따로 시간을 낼 정도로 인텔이 이제는 리얼센스를 본격적으로 실용화하려는 듯 합니다.
이 날도 리얼센스 카메라를 활용한 다양한 쓰임새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위 사진은 카메라로 한바퀴 돌면서 찍으면 쉽게 3D 스캐닝이 가능한 점을 보여준 것이죠.
위 사진은 리얼센스가 얼굴을 조목조목 나눠서 인식하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고, 윈도우10 또한 예전의 웹캠과 다른, 심도를 감지할 수 있는 카메라가 필요한 윈도우 헬로우를 통해 리얼센스의 활용도를 높여준 바 있습니다.
간단한 애플리케이션으로 게임 안에서 경쟁자의 얼굴을 리얼센스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면서 플레이하는 시연입니다. 카메라가 심도를 인식하기 때문에 블루스크린 기법을 쓰는 것처럼 배경을 날려버릴 수 있는 것이죠. 다만 리얼센스는 카메라 하나만으로 실시간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겠고요.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 리얼센스 카메라를 만나기에는 여전히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우선 위와 같이 기성 PC안에 리얼센스 카메라가 통합되어 나오는 제품은 국내에 나오지 않습니다. 웹캠이 사랑받지 못하는 나라라 그런지 몰라도 인텔 입장에서는 좀 신경써줘야 할 듯 합니다. 대신 단품으로는 구매가 가능하긴 한데 본격적인 판매는 좀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
지금까지 2015 인텔 테크놀로지 데이에서 인텔이 보여주고자 했던 부분을 크게 세가지 항목으로 나눠 정리해봤습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 이 날 인텔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최대한 줄여서 표현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여전히 강력한 프로세서를 만들고 있고 이를 이용한 다양한 완제품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다만 일반 소비자에게 와 닿기에는 다소 거리가 느껴지긴 합니다. 소비자는 제품이 첫번째고 인텔 브랜드는 두번째거든요. PC 전성시대에는 인텔 인사이드 마크만 있어도 많은 이들이 인정해 줄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스마트폰 등 PC 이외의 다양한 디지털 디바이스가 등장한 현 시점에서는 새로운 도전이 될 듯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도 리얼센스 카메라는 좀 더 빨리 보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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