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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IT#미디어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게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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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CEO를 그만 둡니다.
애플은 오늘 스티브 잡스의 사임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CEO 자리는 COO(Chief Operating Officer)였던 Tim Cook이 맡게 됩니다.

무엇이든 영원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이로써 한 시대가 끝나는 셈입니다. 애플을 만들고, 애플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애플을 전후무후한 번영으로 이끌어낸 이야기는 여러 편의 영화로 만들어도[각주:1] 충분히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Tim Cook이 앞으로 어떤 애플을 보여줄지는 몰라도 잡스의 애플과는 다르겠죠.

애플은 1996년에 다시 잡스가 돌아온 이후 참으로 많은 것들을 얻었습니다. 중요한 것만 살펴봐도,



- 최초의 본격적인 디지털 뮤직 스토어인 iTunes Music Store


- MP3 플레이어 시장 세계 1위 iPod 시리즈

- 스마트폰 시장을 재편한 iPhone 시리즈


- OS X를 기반으로 PC에서 디자인과 사용성의 혁신을 이룬 Mac 시리즈


- 태블릿의 대중화를 가져온 iPad 시리즈




이 모든 것이 전부 세계 1위인 것은 아닙니다만, 각 분야에서의 브랜드 가치는 1위라 봐도 좋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것들입니다. 아니, 단순히 등수를 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변혁을 일으킨 존재들이죠.

이번에 잡스가 사임한 것은 CEO 자리입니다. 이사회장 자리 등 몇몇 직책은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잡스가 완전히 애플을 떠나는 것도 이제 시간 문제가 된 셈이죠. 잡스 이후의 애플이 맞닥뜨려야 할 문제들 또한 적지 않습니다.

아이폰의 경우 휴대폰 시장을 재편하다시피 한 성공작이지만, 아이폰을 여러 모로 '참고'한 후발 주자들의 추적은 무섭습니다. 이는 아이패드 또한 마찬가지죠. 애플이 개척한 시장이 공고해진 순간 경쟁사의 추적이 시작됩니다. 이미 애플은 자신이 만들었던 시장을 후발주자에게 내어준 역사가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부가 요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애플의 특허 공세겠죠. 현재까지의 추세를 봐도 애플의 입장에서 그리 만만한 싸움은 아닙니다.


또 한가지는 앞으로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이들이 애플에게 잡스가 있었을 때의 혁신적인 모습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일 조금이라도 실망을 하게 된다면 경쟁사의 유혹으로 애플에게서 돌아설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동안의 애플이 보여준 혁신들은 정말 기적의 연속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대단한 수준이었다는 것이죠. 이를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지는 정말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혁신을 멈추는 순간의 애플은 애플이 아니게 됩니다.

잡스는 애플에게 영광과 함께 큰 숙제도 남긴 셈입니다. 그런 애플을 물려받은 새 CEO 팀 쿡은 과연 어떻게 해나갈까요. 즐겁기도 하겠지만 부담도 크겠습니다.



<덧붙임>

1. 결과적으로 보면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참으로 좋은 시절을 보냈다는 생각입니다. 스티븐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을 창업했으며 PC 시장을 만들어냈다시피 했지만 IBM PC 호환기종의 공세에 무너지고 애플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NexT를 거치고 뒤이은 복귀. 그리고 애플이 최고의 실적을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의 사임이라는 스티브 잡스가 충분히 우상화(?)의 대상이 될 수 있을 정도의 경력이죠. 인간성 문제에서는 여러 모로 공격을 받은 바 있지만, 그가 애플에 종사하면서 IT 업계에 남긴 발자취는 쉽게 지울 수 없습니다.

2. 스티브 잡스가 사임하며 남긴 편지입니다.

Letter from Steve Jobs

To the Apple Board of Directors and the Apple Community:

애플 이사회와 직원들께

I have always said if there ever came a day when I could no longer meet my duties and expectations as Apple’s CEO, I would be the first to let you know. Unfortunately, that day has come.

저는 늘 애플의 CEO로서의 임무 수행과 기대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는 날이 오면 여러분들께 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려왔습니다만, 불행히도 그 날이 온 것 같습니다.

I hereby resign as CEO of Apple. I would like to serve, if the Board sees fit, as Chairman of the Board, director and Apple employee.

저는 이제 애플의 CEO를 그만 두고자 합니다만, 이사회에서 허락한다면 이사회장과 이사, 그리고 애플사의 직원으로서 계속 일하고 싶습니다.

As far as my successor goes, I strongly recommend that we execute our succession plan and name Tim Cook as CEO of Apple.

그동안 제 후계자 계획에서 진행했던 대로 다음 애플 CEO로 팀 쿡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I believe Apple’s brightest and most innovative days are ahead of it. And I look forward to watching and contributing to its success in a new role.

저는 애플의 가장 밝고 혁신적인 나날이 이 앞에 남아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에 제 새로운 입장에서 바라보고 도와드릴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I have made some of the best friends of my life at Apple, and I thank you all for the many years of being able to work alongside you.

저는 제 인생 최고의 친구들 몇명을 애플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Steve





  1. 사과의 제왕 The Lord of the Apple 정도의 제목이면 좋겠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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