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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작은모바일/#스마트폰#PDA#PMP

LG 옵티머스7으로 보는 윈도폰7의 7가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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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1일,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던 윈도폰7의 위용이 세상에 드러났다. 한때 윈도 모바일로 PDA와 스마트폰 시장을 평정하다시피 하다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등장과 함께 급속도로 위축된 경험이 있는지라 마이크로소프트의 고심이 결집되어 이 윈도폰7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 했다.

대한민국의 LG전자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다소 늦은 행보를 보였지만 윈도폰7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 하에 누구보다도 먼저 공개할 수 있었다. 과연 윈도폰7은 어떤 OS인지, 그리고 옵티머스7은 어떤 스마트폰인지를 한꺼번에 살펴보기로 하자.


1. 정체 : 윈도폰7은 7번째가 아니라 첫번째?

LG전자의 윈도 스마트폰 계보를 보면 이렇지만.


많은 분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윈도폰7이 윈도 모바일 시리즈의 후속작이 아니냐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면에서는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실질적인 면에서는 그렇지 않다.

분명 윈도 모바일 6.5의 후속판으로 나오긴 했지만 윈도폰7은 윈도 모바일과는 거의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윈도 모바일용으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는 돌아가지 않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운용 방식도 전혀 다르다.

기존 윈도 모바일이 한때 스마트폰 시장을 주름잡긴 헀지만 새로 나온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들에 비해 여러가지 약점을 드러낸 것이 사실인지라 윈도폰7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감하게 윈도 모바일 계열과 연(?)을 끊은 것이다.
덕분에 윈도폰7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등 다른 스마트폰 사용자들 뿐만 아니라 기존 윈도 모바일 사용자에게도 낯선 제품이 되어버렸다. 윈도 모바일 계열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OS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윈도 모바일이 여전한 강점을 보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솔루션들과 밀착은 여전하다. 오피스 모바일이 기본 제공되고 익스체인지 서버에 대한 지원 역시 진정 native하다. 3자가 만들어 공급해야 했던 경쟁 플랫폼에 비하면 단연 우월한 점이다. 오피스에 맞추는게 아니라 오피스를 윈도폰7에 맞추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은 무시못할 부분이다.


2. 통제 :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배한다

참으로 많은 자유도가 주어졌던 윈도 모바일이었지만, 그 자유도가 결국 윈도 모바일을 몰락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업체별로 수많은 윈도 모바일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고 소프트웨어 개발 또한 각 기종 별로 별도로 손을 봐야하는 사항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듯 하다. 윈도폰7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확실한 통제 아래 놓여져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 기본 UI에 손을 댈 수 없다.

- 외장 메모리 슬롯은 금지되었다.

- 애플리케이션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켓플레이스를 통해서만 설치 가능하다.

- CPU를 비롯한 주요 부품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 심지어 이번에 나온 윈도폰7 스마트폰들은 제품 이름까지도 통제 받았다[각주:1].

이러한 모습 역시 예전 윈도 모바일이나 PC용 윈도 OS에서 보여준 포용성과는 거리가 먼 부분이다.
오히려 애플이 아이폰에 대해 가지는 정책과 비슷하다. 아니 거의 그대로 베꼈다고 보는게 좋을 것이다. 다른 점이라면 애플과 달리 제조사가 여러군데라는 것 정도?

앱은 마켓플레이스를 통해서만 설치 가능하다.


이러한 강력한 통제에 당황하고 있는 것은 사용자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사도 마찬가지인데, 제조사만의 커스터마이징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LG전자 뿐만 아니라 HTC의 유명한 센스 UI도 탑재되지 못한 상태다.
윈도폰7 스마트폰들의 경우, 아직 섣부른 예상일 수 있지만 제원만 다른 제품에 윈도 OS를 얹어쓰는 현재의 PC 시장과 닮아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3. 화면과 UI : WVGA와 메트로

현재 나온 윈도폰7은 모두 480x800의 WVGA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옵티머스7 또한 마찬가지이며 현재 나오고 있는 스마트폰들의 표준적인 해상도라 볼 수 있는데, 윈도폰7은 아예 해상도를 고정시켜 둔 듯 하다. 차후 더 높은 해상도 지원판이 나오겠지만 현재는 그렇다.


윈도폰7을 써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이 메트로 UI다. 마치 위젯처럼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라이브 타일이라 부르는 네모난 구역으로 나눠 해당 기능을 배치한 후 위-아래로 스크롤시켜 쓰도록 되어있는 메트로 UI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이팟이라 할 수 있는 Zune 시리즈에 일부 도입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아직 많이 써보지 못해 이 UI의 장단점에 대해서 함부로 이야기하지는 못하겠지만, UI의 많은 부분이 글꼴의 아름다움(typography)에 의존하고 있는 것을 볼 때 한국에 들어올 때 한글 글꼴과 그 렌더링 품질 또한 UI의 아름다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현재의 한글 글꼴 렌더링 품질은 특히 축소시 많이 아쉬운 수준이다.

그리고 LG전자의 옵티머스7에서 느껴본 윈도폰7의 UI는 상당히 최적화되어 구동하는데 있어서 답답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오랫동안 쓰게 될 경우 사이사이의 애니메이션이 식상해질 여지는 있을 것 같다.


4. 제품별 차별성 : 겉모습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윈도폰7에서는 각 제조사별로 줄 수 있는 자유도가 확 줄어든 상태다. 옵티머스7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인지 스캔서치, Play To, Voice To Text, 파노라마 촬영과 인텔리전트 촬영 모드 등 편의성을 향상시킨 앱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미 옵티머스Q, Z 등을 통해 선보인 스캔서치와 함께 DLNA를 활용, TV나 PC에서 스마트폰의 동영상을 쉽게 볼 수 있게 한 Play To는 옵티머스7에서만 제공되는 기능으로 LG전자의 윈도폰7 제품이 가지는 차별성이 될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별 차별성을 안드로이드나 기존 윈도 모바일 스마트폰들에서보다 확연히 드러낼 수 없는 점은 제조사 입장에서 분명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한다. 아마도 윈도폰7은 각 제조사별 독점적인 소프트웨어 및 최적화된 하드웨어, 디자인과 함께 화면 크기나 품질 등의 요소로 경쟁해야 할 듯 하다.


5. 성능 : 퀄컴 스냅드래곤

누르면 화면이 커지고 자세한 제원을 볼 수 있어요.


옵티머스7을 받아 만져볼 때 처음 받았던 느낌은 꽤나 최적화가 진행된 스마트폰이라는 것이었다.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반응했으며 쓰는데 부담이 없었다. 이는 LG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프로젝트 초기부터 정말 오랫동안 윈도폰7 프로젝트를 진행한 노하우에 기인한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한다.
옵티머스7의 발표된 제원을 보면 720p 동영상 재생과 촬영이 모두 가능한 것으로 나와있다.

옵티머스7과

쿼티키패드를 내장한 옵티머스7Q의 제원



그런데 윈도폰7을 채용한 제품들을 주시하던 분들에게는 한가지 부품이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채용했다는 것. 지금까지 나온 모든 윈도폰7 스마트폰들은 스냅드래곤이라는 같은 프로세서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는 실질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강제한 사항으로 보인다.

스냅드래곤이 고성능 프로세서이긴 하지만 최신 Coretex A8 아키텍처의 프로세서에 비하면 아쉬운 면이 있다 MS 측에서는 너무 많은 종류의 하드웨어를 포용하는 바람에 소프트웨어 개발이 힘들어진 기존 윈도 모바일 플랫폼의 경험에서 나온 결단으로 보인다. 참고로 옵티머스7에 들어간 스냅드래곤은 55로 끝나는 신형이 아닌 50으로 끝나는 구형이다.


6. 카메라 : 잠겨도 찍을 수 있다.

지문이 너무 많이 묻어 죄송한 사진입니다만.


윈도폰7의 비밀병기라고나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카메라였다. 옵티머스7의 카메라는 500만 화소에 AF가 되는 것으로 근래에 나오는 고급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것과 큰 차이가 없지만 그 카메라의 반응은 꽤 빠른 편이었다. LG전자 측에 따르면 윈도폰7에 대하여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아예 카메라의 작동 속도 등을 정해 놓고 어느 수준 이상이 되면 아예 제품을 만들지 못하게 한다고 할 정도로 카메라의 속도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윈도폰7은 스마트폰이 잠겨도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과연 윈도폰7은 이 카메라로 다른 스마트폰들보다 얼마나 대단한 걸 보여줄지 기대해 봐야겠다.



7. 대한민국 출시 : 윈도폰7은 내년 폰

이렇게 이야기했지만 현실에서 볼 때 우리나라 사용자들에게는 윈도폰7은 먼 나라 이야기나 다름없다. 한국을 위한 윈도폰7은 내년에나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좀 더 앞 뒤로 당겨지긴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볼 때 국내 판매는 내년 하반기 정도는 되어야 가능할 것 같다.

그런데 국내에 출시하는 윈도폰7이 어떤 모습을 가지게 되느냐는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윈도폰7에는 Zune 서비스를 통해 음악을 제공하게 되어있는데 아직 한국에는 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만일 준 서비스 없이 나오게 된다면 아이튠즈 없이 발매된 아이폰과 매우 비슷한, 절름발이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누려야 하는 것이다.

윈도폰7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가설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일곱가지로 늑돌이가 생각해 본 윈도폰7의 특별한 점을 정리해 보았다. 직접 구경해 본 것은 LG전자의 옵티머스7이었지만 현 시점에서의 대표 윈도폰7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완성도가 있는 제품으로 판단되므로 옵티머스7으로 윈도폰7을 이야기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는 일인 만큼 어느 정도 이상의 성공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도폰7에게는 아직 남은 과제가 많고, 현재 스마트폰의 대세를 차지하는 기존 세력들이 과연 쉽게 시장을 내줄 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쟁이란 좋다는 것이니 더욱 멋진 제품들로 경쟁해 주길 바란다.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던 LG전자 또한 윈도폰7에서는 성과를 거뒀으면 좋겠다.
  1. LG전자의 윈도폰7 스마트폰은 옵티머스7이라는 이름들 갖고 나왔다. 옵티머스 원이라는 제품이 이미 안드로이드용으로 나온 상태에서 애매한 브랜드 정책이 아닐까 하지만, 삼성전자 또한 옴니아7, HTC는 HD7이라는 제품 이름을 써야 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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