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용 공개OS, 오픈미디어볼트(OpenMediaVault)는 시놀로지 DSM을 대체할 수 있을까?
여러분은 NAS를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Network Attached Storage의 약자인 NAS는 간단하게 말하면 곁에 두고 쓰는 소규모 파일 서버+알파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편리하게 쓰는게 주요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용량 큰 외장 디스크로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한개의 드라이브가 가질 수 있는 용량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러개를 엮어서 쓰겠다면, 그리고 속도나 데이터 복구를 위해 RAID까지 고려한다면 NAS가 일반적인 해결책이 되겠죠.
이 NAS 부문에서 1위 업체를 찾는다면 바로 시놀로지(Synology)가 있습니다. NAS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시놀로지는 특히 설정과 활용이 편리하기로 유명합니다만, 하드웨어에서 보면 그 가성비가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시놀로지의 OS인 DSM(Disk Station Manager)를 해킹해서 하드웨어만 마음에 드는 것으로 바꿔쓰는 방식(XPEnology, 또는 해놀로지라고도 부릅니다)이 유행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하드웨어에서 가성비를 따지면서 시놀로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분들을 위한 해결책도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적당한 2~8베이짜리 케이스와 맞는 메인보드를 사고, OS는 리눅스나 윈도우를 깔고 쓰는 방식이지요. 다만 리눅스는 관련 지식이 필요하고 윈도우는 여기에 더해 OS 비용도 듭니다.
이럴 때 돈도 아끼고 편하게 설치해서 쓰려는 분들을 위한 존재가 있는데 바로 공개형 NAS 전용 OS입니다. 여기에는 TrueNAS도 있고 오늘 소개해드릴 오픈미디어볼트(OpenMediaVault)가 있습니다.
오픈미디어볼트(OpenMediaVault; 이하 OMV) 란?
OMV는 FreeBSD 기반의 NAS 운영체제인 FreeNAS 개발자였던 Volker Theile가 독립해서 나와 만든 다른 NAS 운영체제입니다. 첫번째 릴리스는 2011년에 나왔고 이 글을 쓰는 시점의 최신 버전은 7.1.0(sandworm)입니다.
OMV의 특징
1. 데비안 리눅스 기반의 배포판
OMV는 근본적으로 리눅스 배포판 가운데 하나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많은 이용자를 자랑하는 데비안(Debian) 리눅스 기반이기에 그 장점 또한 모두 물려받고 있습니다. 데비안 리눅스의 안정성과 기능성은 물론이고 편리한 패키지 관리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2. 편리한 웹 인터페이스
한글로 설치 과정을 진행할 수 있고 기본 설정까지는 시놀로지의 DSM처럼 웹을 통해 처리 가능하기 때문에 리눅스에 대한 지식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편합니다.
3. NAS 용 OS로서의 기본기
EXT3/EXT4/XFS/JFS/Btrfs 등의 파일 시스템을 쓸 수 있으며, 윈도우의 NTFS도 읽기 쓰기가 가능하기에 PC의 HDD나 SSD 여러 대를 그냥 연결해서 마운트해도 바로 읽고 쓸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RAID로 JBOD/0/1/5/6 등도 물론 가능합니다. 파일 공유를 위한 NFS, SMB/CIFS, FTP, webDAV도 지원하며 플러그인과 도커를 통해 기능 확장도 가능합니다.
이를 위한 여러가지 관리 시스템도 무난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한글화도 되어있습니다.
4. 업그레이드와 안정성
OMV는 2011년 처음 선보인 이후 꾸준하게 업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탕이 되는 데비안 리눅스와 함께 가는 것은 물론, 이런 저런 소규모 패치가 지속적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OMV의 버전은 Linux 6.1.0-21 커널 기반의 7.1.0-2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불안하다는 느낌은 안 듭니다. 물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테스트할 경우는 예외입니다.
5. 낮은 스펙의 하드웨어도 OK
좀 더 높은 제원을 원하는 TrueNAS와는 달리 x86-64 또는 ARM 호환 프로세서에 최소 RAM 1GB, 최소 저장소 4GB면 구동이 가능합니다. 웬만큼 오래된 PC, 예를 들어 넷북 정도의 하드웨어에서도 운영할 수 있어서 아예 초소형 ARM 기반 디바이스에서도 많이 돌립니다.
OMV의 한계
가볍게 NAS용 OS로 이용하겠다면 OMV는 파일 공유까지 웹 인터페이스 위주로 세팅이 매우 편합니다. 특히 집 안에서만, 사무실에서만 쓴다면 복잡한 설정은 거의 신경 쓸 필요없이 SMB나 FTP로 편리하게 파일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서 기능을 추가하거나 외부에서도 자신의 NAS를 쓰려면 이제부터 공부가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플러그인만으로 기능 확장을 했다고 하는데, 버전 5부터 기본 플러그인 말고는 모두 도커 컨테이너를 통해 기능 확장을 진행해야 합니다.
물론 플러그인으로 해결 가능한 것들이 많지만 외부에서의 접속시에 필요한 Nginx Proxy Manager나, immich 등의 사진 관리나 Nextcloud 같은 클라우드 저장소, 그리고 동영상 관리 등은 도커를 써야 합니다. 이 밖에도 소소한 설정 가운데에는 직접 리눅스 커맨드라인을 입력해야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리눅스와 도커에 익숙한 이용자라면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NAS 운영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 특히 시놀로지 같은 기성 NAS 제품군을 이용하던 사람이라면 쉽지 않겠죠.
아마도 OMV 개발팀 쪽에서는 유지보수의 용이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OMV에서 도커를 활용해서 이런저런 기능 확장을 어렵지 않게 이뤄낼 정도면 굳이 OMV를 안 쓰고 리눅스를 NAS용으로 세팅할만한 능력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플러그인이 어정쩡하게 존재하는 것은 별로 좋은 선택 같지는 않습니다.
편의성 측면에서 또 한가지, 시스템 설정 및 백업/복구 면에서도 다소 부족한 면이 보입니다. 최소한 OMV의 기본 설정이나 SMB 공유폴더 등의 세팅 값을 한방에 백업/복구가 가능하면 좋겠습니다만 그런 편리한 솔루션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 밖에도 진보적인 파일 시스템인 ZFS는 정식 지원하지 않는 등 몇가지 단점이 보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작은 규모의 복잡하지 않은 구성의 NAS를 위한 OS라고 생각한다면 대략 용납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OMV, 조금 아쉽지만 쓸만한 NAS용 OS
지금까지 간단하게 공개 NAS 전용 OS인 OMV(OpenMediaVault)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OMV에 대해 좀 거칠게 요약해 버리면 무료로 쓸 수 있는 OS로서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은데 조금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친절하긴 한데, 조금 더 나아가려면 정글을 헤치고 가야 한달까요.
그런 면에서 많은 분들이 바라는 시놀로지 디스크 스테이션 매니저(DSM)의 대체제가 되는 것은 제한적으로만 가능할 것 같고요.
그래도 지금 NAS로 쓸만한 하드웨어가 있고, 윈도우나 리눅스를 직접 까는 것보다는 더 간편하게 NAS로 활용하고 싶다면 OMV는 꽤 좋은 선택임에는 분명합니다. 아예 선택지가 없는 경우와는 달리 도커를 쓰건, 플러그인 형태로 하건 OMV는 이용자의 노력에 따라 그 능력을 확장시킬 수 있으니 말이지요. 이용자들의 포럼은 활성화되어 있고 국내 커뮤니티에서도 관련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는 OS 가운데 하나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OMV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관련 링크
- OpenMediaVault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openmediavault.org/
- OpenMediaVault 포럼(영어/독일어) : https://forum.openmediavaul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