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기반 윈도우(WoA) PC의 숙제를 보여주는 삼성 갤럭시 북2 프로 360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Windows)라는 인기있는 운영체제를 갖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대단한 규모의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만, 제약이 없는 건 아닙니다. x86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죠.
덕분에 윈도우는 혼자서 발전해 나가는데에는 한계가 있었고 인텔 x86 프로세서 개발 계획에 맞춰서 가야했습니다. 그게 세상이 PC 위주로 돌아갈 때에는 사실상 독점이라 괜찮았는데 이제는 아닙니다.
애플과 구글의 플랫폼으로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왔고 이들의 판매량은 PC의 4배가 넘을 정도로 많습니다(2021년 기준). 게다가 애플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맥에서 인텔이 아닌 자체 개발 프로세서를 쓴지도 꽤 되었고 반응도 좋습니다. 덕분에 애플은 자사가 원하는 대로 마음놓고 앞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제 MS는 인텔의 느긋한 행보에 맞출 때가 아닌 거죠.
마이크로소프트라고 가만히 있던 건 아닙니다. 윈도우NT로 처음 나오던 시절에는 MIPS나 알파 프로세서 등 다른 CPU를 위한 버전도 만든 적이 있습니다만, 아시다시피 기억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윈도우RT라는 ARM 전용 윈도우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만, 호환성과 지원 부족으로 역시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요즘 꾸준히 만들어 내놓는게 퀄컴의 스냅드래곤 8cx 프로세서 기반 제품입니다. 이 프로세서는 인텔 x86 계열과 호환성을 갖춘 ARM 기반 CPU로 윈도우를 돌리(Windows on Arm; WOA)기 위해 나왔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제품은 바로 그 스냅드래곤 8cx 3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해서 새로 나온 갤럭시 북2 프로 360(Galaxy Book2 Pro 360)입니다. 참고로 갤럭시 북2 프로 360는 기존에 인텔 evo 플랫폼 기반으로 나온 적이 있으니 이 제품은 라인업 추가 정도로 봐야겠죠.
삼성이 만든 만큼 360도 회전 가능한 13인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S펜도 쓸 수 있습니다. 무게는 1.04kg에 두께는 11.5mm, 게다가 배터리 사용시간은 동영상 재생 기준으로 최대 35시간까지 가능하답니다.
이 정도면 휴대성 면에서는 괜찮은 평가를 줄만 하겠네요. 윈도우 11의 가장 높은 보안 규격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용 보안 솔루션인 시큐어드 코어 PC(Secured-Cored PC)를 충족한다는 면은 기업용으로 쓰일 기본적인 준비는 되어있다는 이야기겠죠.
내년 1월 16일에 그라파이트 색상으로 나오는 이 제품의 가격은 189만원입니다. RAM이나 SSD 용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진 모르겠네요.
삼성이야 PC를 오랫동안 만들어 왔으니 제품 자체야 큰 문제가 안 되겠습니다만, 문제는 CPU입니다. 스냅드래곤 8cx 3세대 컴퓨트 플랫폼(Snapdragon 8cx Gen 3 Compute Platform)을 탑재했는데, 2세대 대비 멀티코어 성능이 최대 85%, GPU는 60% 빨라지는 등 전 세대에 비해서야 많이 좋아지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보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죠. 애플은 물론이고 기존의 x86 플랫폼 대비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성능은 1세대에서 많이 올라왔지만 특히 호환성 부분은 8cx가 나온지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많다는 평입니다. 배터리 성능은 훨씬 좋습니다만, 그거 하나만으로 주로 쓰는 PC를 바꿀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그나마 가성비가 괜찮으면 모르겠는데 8cx 계열 제품군은 그런 적이 없습니다. 갤럭시 북2 프로가 프리미엄 라인업이라 그런건지 퀄컴 8cx가 비싼 건지 가격이 189만원입니다.
3세대 8cx와 형제 CPU라 부를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SQ3를 탑재한 서피스 프로 9 5G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죠. 성능과 호환성 면에서 여전히 검증이 부족한 제품이니 이용자를 늘리려면 살짝 발을 담가볼 만한 가격을 책정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출처 : 삼성전자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