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 스마트폰, 이른 바 패블릿(Phablet)이라고 불리는 제품군이 사랑받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었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성공을 통해 패블릿 시장을 개척하고 나선 삼성전자가 자리잡은 대한민국에서 패블릿 제품군의 점유율은 세계 시장 전체와 비교해 보면 무척 다른 수치를 보여준다. 시장조사기업인 Flurry가 작년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의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 5.5~6.9인치 화면 크기의 제품이 겨우 7% 수준의 비율을 차지하는데 비해 대한민국에서는 무려 41%로 올라간다.

이처럼 우리나라와는 달리 해외 시장에서의 패블릿 제품군은 그다지 크게 사랑받는 존재는 아니었다. 대한민국을 제외하면 일본, 중국이나 대만 등 아시아 권의 업체 정도가 패블릿을 즐겨 내놓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그런 공식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 그것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과 구글이 패블릿 시장에 동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iPhone 6+

애플은 그동안 큰 화면을 가진 스마트폰을 애써 거부해왔다. 초기에 출시한 아이폰이 겨우 3.5인치의 화면 크기를 가졌고 이는 무려 7세대째 아이폰인 4인치 화면의 아이폰5가 나올 때에서 바뀔 수 있었지만 이때도 위 아래로 길어졌을 뿐 옆으로는 그리 커지지 않았다. 애플에게 있어서는 휴대폰은 한손으로 잘 쥘 수 있고 조작도 가능해야 한다는 고집이자 전통이었다. 하지만 이번 아이폰들은 달랐다. 4.7인치 화면의 아이폰6와 5.5인치의 아이폰6+가 함께 나온 것이다.

애플의 첫번째 대화면 스마트폰, 아이폰6+ (출처:애플 공식 사이트)

한손 조작의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4.7인치를 채택한 아이폰6는 그렇다쳐도 5.5인치 화면 크기를 가진 아이폰6+는 빼도 박도 못하는 패블릿 제품군에 속한다. 한때 경쟁사 스마트폰들의 큰 화면을 비판하던 애플이 확 달라진 셈이다.
하지만 애플의 말이 앞뒤가 맞던 안 맞던 큰 화면의 두 아이폰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구글의 nexus 6

애플이 iOS 플랫폼을 독점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스마트폰 제조사에게 제공하면서 점차 세력을 확대, 이제는 적어도 양적인 면에서는 iOS를 확실히 눌러주고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2014년 10월, 구글이 발표한 새로운 넥서스 기기 3종 가운데에는 넥서스 6가 있었다.

구글 넥서스 최초의 대화면 스마트폰, 넥서스6 (출처:구글 공식 사이트)

넥서스6는 말 그대로 6인치(정확히 말하면 5.96인치)의 화면에 QHD 해상도를 제공하는 스마트폰이다. 다른 제원 면에서는 넥서스5보다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정도.

이 제품에서 역시 중요한 게 집어볼 수 있는 부분은 구글이 패블릿 제품군을 공식적으로 출시했다는 사실이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오랫동안 안드로이드 기반 패블릿 계열에 대해 별다른 소프트웨어적인 지원이 없었지만 당장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에서 어떤 식으로든 패블릿 제품군에 대한 UX 측면에서의 지원이 제공될 가능성이 있다.


왜?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어왔던 애플과 스마트폰과 태블릿 모두 레퍼런스 제품으로 내놓았던 구글이 모두 비슷한 시기에 패블릿 제품을 선보인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세계 시장의 흐름 자체가 패블릿 제품군에 대한 수요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기존 폼 팩터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 시장이 극심한 경쟁 속에 빠져있지만 패블릿은 사정이 좀 다르다. 지난 9월 4일 IDC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의 패블릿 제품군 출시 예상 수량은 무려 1억7천490만대 수준이며 제일 큰 시장은 중국, 그 다음이 미국으로 집계되었으며 그 성장세는 태블릿 시장을 넘어서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서 패블릿 고유의 장점[각주:1]들도 재조명받고 있다.

패블릿은 스마트폰보다 크고 무겁지만 더 큰 화면을 갖고 있으며 성능도 좋다.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더 큰 크기 덕분에 더 고성능의 제원을 적용하기에도 쉬우며 배터리 또한 고용량으로 넣을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아이폰6+ 카메라에는 더 작은 아이폰6에는 없는 OIS가 적용되었으며 화면 또한 더 높은 풀HD 해상도가 채용되었다. 넥서스6에는 풀HD를 넘어서는 QHD 해상도와 3GB RAM이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패블릿 하나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간편하게 다니고자 하는 이들 또한 만족시킬 수 있다.



자, 정리해 보자.

스마트폰의 중심이랄 수 있는 미국의 애플과 구글이 패블릿 시장에 가세함에 따라 기존에는 패블릿 제품군이 부진했던 여타 국가에서도 전체적인 붐업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더 이상 대한민국만의 패블릿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패블릿이 스마트폰의 부분집합이 아닌 다른 영역으로 인정받을 정도까지 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태블릿과 스마트폰 사이라는 위치때문에 생기는 어정쩡한 UX 부분은 아직 더 손봐야 할 필요가 있다.

만일 새로운 패블릿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환영받을 경우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이들 나라에서 태블릿의 판매는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소형 태블릿과 패블릿은 그 성격상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일텐데 아이패드 미니3가 전작에 비해 달라진 내역이 극히 적다거나 넥서스7 2015년판이 이번에 소개되지 않은 것은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


kt 에코노베이션에 기고했던 글을 고쳐서 올렸습니다.



  1. 이미 대한민국에서는 익숙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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