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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GPU#RAM

LG전자의 독자 AP 뉴클런(NUCLUN)에 담긴 의미와 그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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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퀄컴 사랑이 강하던 LG전자가 독자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를 출시했다. 그 이름은 뉴클런(NUCLUN). 단순히 AP를 발표한 것 뿐만 아니라 이를 탑재한 제품까지 함께 내놓았다.

 

처음이 아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LG전자가 자사 고유의 AP를 만들고자 했던 것은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다.
ODIN이라는 내부 코드명으로 불리던 이 프로세서는 이미 LG전자의 상용 제품에 탑재된 바 있다. 다만 모바일 기기가 아니라 TV에 들어갔을 뿐이다. LG전자의 웹OS TV에 들어간 이들 제품은 스마트 TV 조작시 이용자에게 빠른 리액션으로 답해주는 경쾌한 퍼포먼스를 보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스마트 TV용 AP는 전력 소모나 발열에서 훨씬 자유로운 분야였고 모바일 쪽은 그렇지 않았다. 즉 이번에 소개된 LG전자의 새로운 AP는 전혀 다른 판에 올라왔다는 뜻.


ODIN의 정식 이름은 NUCLUN

 


2년 반의 개발 기간과 2천억원의 비용을 들였다는 이야기와 함께 TSMC의 28nm 공정으로 만들어져 G3 스크린이라는 패블릿과 함께 등장한 LG전자의 새로운 모바일 AP는 뉴클런(NUCLUN)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았다. NUCLeus+rUN의 합성어라고 한다. 발음은 뉴클런인지 누클런인지 좀 애매한데[각주:1] 해외에서는 누클런, 국내에서는 뉴클런이라고 부르는 듯 하다.

어찌됐든 TV에 들어간 프로세서와는 달리 이름까지 정식으로 받은 것을 보면 LG전자 자체적으로도 꽤 많은 기대를 받고 있음을 쉽게 짐작해 볼 수 있겠다.


뉴클런의 성능은?

 

AP에서 우선 따져봐야 할 것은 성능이 있겠다[각주:2]. 특히 LG전자가 최초로 만든 독자 모바일 AP니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이 뉴클런의 성능에 대해 이미 간접적으로 살펴본 곳이 있는데 정식 제품 또한 크게 다를 바는 없어 보인다.

 

'빠르게'라면 G3가 더 빠를 것 같지만.

 

 

일단 G3 스크린의 제원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성능은 대략 예측 가능하다. 우선 G3라는 이름을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G3의 상징이랄 수 있는 QHD 해상도가 아닌 풀HD 해상도를 채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성능 면에서 G3에 들어간 스냅드래곤 801/805 프로세서보다는 못할 것이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QHD 해상도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밝혀진 정보에 따르면 뉴클런은 32비트 Cortex A15 1.5GHz/Cortex A7 1.2GHz의 HMP 가능한 옥타코어에 GPU로는 PowerVR의 6 시리즈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대표적인 경쟁사인 삼성이 이미 2013년에 내놓은 엑시노스 542x 계열과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으로치면 600 정도의 성능으로 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5인치 이하의 작은 스마트폰이 아닌 5.9인치 화면의 패블릿 제품에 집어넣은 것으로 보면 발열 면에서 다른 28nm 공정 AP에 비해 특별히 우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

 

정리하면, 2014년 현 시점 기준으로 뉴클런은 LG전자는 최상위 플래그십보다는 중상급형 제품에 쓸만한 프로세서로 나온 셈이다.


넓어진 선택의 폭



뉴클런이 최신 플래그십 모델에 쓰기에는 다소 모자란다 해도 그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뉴클런이 가지는 의미 가운데 빠질 수 없는 것으로는 다른 AP나 모뎀 프로세서 제조업체와 더 큰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는데 있다. 자체 AP를 갖기 전에는 특히 고성능 라인업에서는 AP의 선택 자체가 제한된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지난 1년간 국내에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 대부분이 퀄컴 스냅드래곤 800 계열을 채용한 바 있다.

하지만 뉴클런의 존재로 인해 일단 중급형 모델에서는 LG전자에게는 새로운 옵션이 생긴 셈이다. 통신을 담당하는 모뎀 프로세서 또한 이번 G3 스크린에는 그동안 LG전자 제품군에서 독주하다시피 했던 퀄컴제가 빠지고 인텔 XMM 제품이 들어갔다는 점도 다르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LG전자는 AP 및 관련 칩셋 선택에 있어서 보다 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작은 평범했지만 그 뒤는 창대할까?

 


물론 이번 뉴클런이 LG전자의 첫 상용 모바일 AP일 뿐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첫 술부터 배부를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스마트폰 제조사가 자체 AP 기획과 디자인까지 생각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중저가 모델이 아니라 자사의 플래그십 모델에 채용함으로써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함이 크다. 이는 애플의 A 시리즈나 삼성의 엑시노스 시리즈에서 잘 드러난다.
문제는 아직 LG전자의 뉴클런이 그만한 성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인데, 이는 이미 준비 중이라는 뉴클런의 후속작에서 해결되길 기대해봐야겠다.

다음에 나올 새로운 뉴클런은 ARM의 차세대 마이크로아키텍처인 Cortex A57/A53 기반의 64비트 프로세서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G3의 후속작 G4나 빠르면 G Pro 3에서는 새 뉴클런을 만날 가능성이 결코 작지 않다. 

 

그때 뉴클런은 과연 제대로 빛날 수 있을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것은 LG전자가 오직 실력으로 보여야 할 부분이다.

 



 

  1. LG전자의 해외 보도자료를 보면 뉴클런이 아니라 '누'클런으로 발음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보도자료에는 뉴클런이다. 에이수스랑 아수스인가. 참고로 'NU'를 '뉴'라고 발음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대부분 '누'. [본문으로]
  2. 발열이나 전력 소모 부분은 직접 만져보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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