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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반 기대 반인 LG의 안드로이드 쿼티폰 GW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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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LG전자에서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2월말, KT로 나온다.

- 어려운 스마트폰은 가라! LG의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GW620 전격 해부 (최근 댓글 확인하시길)

돌이켜보면 애플 아이폰의 국내 출시와 함께 촉발된 작년 연말과 올 초까지 이어지는 스마트폰 전쟁에서 LG전자는 거의 소외되는 입장이었다. 인사이트 같은 제품을 내긴 했지만 완성도나 제원 면에서 문제가 있어 별 호응을 받지 못해 아이폰과 옴니아2의 대결 구도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에는 심기일전하여 다양한 스마트폰 제품군을 낼 것이라고 천명하긴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 나올지 확실하게 드러낸 건 거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모습을 드러낸 GW620은 두가지 면에서 특별하다. LG전자 최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는 점과 국내에 보기 드문 쿼티 키패드 스마트폰이라는 점이다.

LG전자의 첫 안드로이드 폰으로 이번달 말, 그리고 KT에서 출시한다는 것을 볼 때 이 제품이 삼성전자 최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SHW-M100S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LG전자와 KT 둘 다 국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 시장에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각주:1]. 고급형이 아닌 보급형이지만 첫번째가 된 것도 작년 11월에 이미 해외에는 출시해봤다는 이유가 클 것이다.

한편, 과학적인 한글 덕분에 일반적인 문자 입력에서는 별다른 키패드를 필요로 하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이니 만큼 쿼티 키패드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떨어져 관련 제품은 거의 출시되지 않았다. 스마트폰이건 일반 휴대폰이건 통틀어서 그간 쿼티 키패드를 탑재한 국산 제품은 블랙잭, 미라지, 프라다2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며 외산까지 합쳐야 엑스페리아 X1, 블랙베리가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쳐넣을 문장이 더 길어지면 아무래도 입력 속도는 물리적인 키패드를 사용하는 것이 낫고 여기에 영문을 쓰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쿼티 패드의 위력은 더욱 강력해지기 때문에 해외에는 어느 정도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제품군이다[각주:2]. 특히 단순 문자 메시지나 웹사이트 주소 뿐만 아니라 이메일, 미투데이, 트위터 등 보다 복합적인 서비스를 이용하려다 보면 쿼티 키패드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간절해진다.

앞의 연결고리에서 밝히고 있듯 60만원대의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하는 만큼 해외에 밝혀진 GW620과는 크게 다른 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3인치의 480x320 터치스크린에 무선랜, 블루투스, GPS를 내장하고 있으며 500만 화소의 LED 플래시가 되는 AF 카메라 또한 갖고 있다. 3.5파이 이어폰 단자와 마이크로SD 메모리 슬롯까지 가지고 있으니 예상되는 변화라면 FM라디오 대신 DMB가 추가되는 정도인데 과연 어떨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GW620에도 문제는 있다. 화면 크기가 3인치이고 해상도가 낮은 부분은 보급형이고 쿼티 키패드가 내장되었다는 점에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진짜 걱정되는 것은 너무 급하게 나오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2월말~3월초로 출시가 예정된 삼성전자의 SHW-M100S보다 먼저 내보내려다보니 특히 소프트웨어 관련 부분이 제대로 최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GW620 해외 출시판에 대한 공통적인 평가 가운데 느리다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봐서 국내 출시판의 경우 해외판보다 최적화되지 않았다면 역시 속도에 대한 불만이 문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해외 출시판은 안드로이드 1.5를 탑재했는데, 현재의 안드로이드 최신판은 2.1이다. 기능 뿐만 아니라 안정성 면에서도 최신판의 OS를 탑재할 이유는 충분하며 만일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될 사안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인 사용자를 위한 어플리케이션의 준비 문제다. 이 제품 자체가 SNS에 최적화되었다는 것을 주요 특징으로 삼고 있는 만큼 해외의 트위터나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국내 웹서비스를 위한 어플리케이션도 준비해두어야 하는데 이 역시 시간이 충분했는지 염려된다. 더구나 이 제품은 아직까지 국내에 출시 또는 출시 예정된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과는 달리 해상도가 480x320에 불과해 이들을 위해 출시한 소프트웨어들과의 호환성 문제도 예상할 수 있으니 쉽게 볼 수는 없는 문제다.



사실 다른 스마트폰 제품이라면 늑돌이가 별로 신경쓰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GW620은 엑스페리아 이후로 오랜만에 등장한 쿼티 키패드를 장착한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신경쓰이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에서 간만에 내놓는 쿼티 키패드 탑재 스마트폰인데, 그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다른 문제로 인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면 역시 우리나라에서 쿼티 키패드 스마트폰은 안 돼... 라는 이상한 결론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출시 시기는 좀 늦춰도 좋으니 사용자 입장에서 쉽고 편하게 만들어서 나와 줬으면 좋겠다. 펌웨어 업데이트는 안드로이드 OS 메이저 업그레이드할 때만 해도 충분하다.

어찌되었든 멋진 모습으로 나와 보급형 스마트폰 수요와 쿼티 키패드를 좋아하는 이들을 꽉 잡아줬으면 한다. 요금제야 KT니 충분히 용납가능한 수준이고.
마지막으로 아마도 설 연휴에도 GW620 출시를 위해 불철주야 일하고 있을 것 같은 LG전자 관련 부서 직원분들을 위해 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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