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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What's 라는 비디오게임전문잡지 창간호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비디오게임을 아십니까? 2/3






우리가 즐기는 게임 - PC게임




우리나라에서 게임은 PC에서 즐기는 PC게임을 뜻한다. 판매량도 PC게임이 대부분이다.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이들도 있지만 이들은 공식수입경로가 없기 때문에 게임기부터 게임까지 모두 밀수를 써야 했던 형편이어서 상대적으로 소수의 게이머만이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게이머들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PC 사용자로서 즐기는 게임의 특성은 무엇일까?



- 다양성과 융통성

PC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하드웨어를 확장함으로써 게임의 화면처리, 음향처리 등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게임의 버그에 대한 지속적인 수정, 게임의 데이터를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더욱 다양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이런 그래픽카드만 달면 PC에서 TV가 나온다!
<이런 그래픽카드만 달면 PC에서 TV가 나온다!>



- 높은 초기구입비용

PC 한 세트를 마련하는데는 저렴하다고 해도 60~70만원 정도의 돈이 소요된다. 최신 게임인 경우 그에 맞는 그래픽 카드를 구입하거나 아예 CPU와 보드를 새로 구입해야 할 수도 있다. 즉 순수하게 게임만을 즐기기 위해서는 사기 힘든 가격이라는 것이다.



- 사용계층의 제한

게임을 PC에 설치하여 실행하여야 하기 때문에 일단 PC를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때로는 적절한 하드웨어 지식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게임을 위해 그래픽 카드를 바꾼다거나 CPU를 바꾸는 일도 불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 네트웍의 사용

인터넷은 현재 PC 사용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많은 PC가 네트웍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고 설령 그렇지 않은 기종이라도 염가에 네트웍을 사용할 수 있게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당연히 준비되어 있는 이 기능을 활용한 온라인 게임들 또한 많이 준비되어 있다. 스타크래프트를 필두로 수많은 인터넷 기반 네트웍 게임이 우리나라를 휩쓸고 있다.
인류최강의 민간네트웍인프라, PC방
<인류최강의 민간네트웍인프라, PC방>



- 혼자만의 게임

PC로 게임을 하는 경우에는 ‘모여서 같이 한다’는 것이 여러가지로 힘들다. PC라는 기기 자체가 개인용(Personal)이기 때문인 것이 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온라인게임이 등장했지만, 이 경우에도 한 방에 있어도 게임을 하는 사람과 다른 사람들은 서로 격리된다. 다른 사람들은 게임하는 사람의 즐거움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을 갖고 있는 PC게임이 바로 우리가 즐기는 게임의 주류를 이루어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게임계의 문화혁명 - 키워드는 ‘가정’



2002년 2월 22일, 소니가 직접 우리 한국에 현지법인을 세우며 PS2를 출시한 것을 필두로 국내에도 본격적인 비디오게임기의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다. 그동안 밀수품으로 만족하며 살던 골수 게이머들은 물론, 게임에 관심은 있지만 정식 수입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불안감으로 구입을 망설여왔던 사람들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PC만이 주가 되던 우리나라 게임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소니가 제일 처음 발을 내딛은 것이다.
거기다가 현재 소니와 함께 비디오게임기 시장의 3강을 이루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와 닌텐도의 게임큐브 또한 국내시장진입을 앞두고 초읽기를 하고 있다. 필자는 이것을 우리나라에 있어서 ‘게임계의 문화혁명’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PC용이 주가 되던 우리나라의 게임시장이 비디오게임이 주가 되는 시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단순히 외국시장이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이 아니다. 이것은 대세인 것이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비디오게임은 ‘가정용’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 같이 즐긴다.

비디오게임기는 아예 기계 설계시부터 다수가 동시에 게임컨트롤러를 잡고 게임을 즐기는 것을 기본으로 가능하게 되어 있는데다가 게임 소프트웨어 자체도 여러명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게임의 기본인 ‘즐거움’의 공유가 가능한 것이다. 당신이라면 당신의 자식에게 혼자서만 열중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는 귀찮게 여기게하는 그런 게임을 사주고 싶은가, 아니면 자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사주고 싶은가?



- 쉽다.

비디오게임기는 전문가가 쓰는 기기가 아니라 가전제품이다. 전기밥솥이나 냉장고, TV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사용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디오게임기와 그 게임 소프트웨어는 되도록 쉽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면 잘 쓰이지 못할 것이며, 어렵다는 문제로 아무도 사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비디오게임 중에는 여성이나 중장년층 등 게임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할 수 있는 종류가 많다.
누구라도 게임팩이나 CD를 넣고 전원을 켜면 게임컨트롤러를 사용하여 게임을 해볼 수 있다. 비교대상일 수 있는 PC는 예전보다 쉬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사용하기 힘들다.



- 많은 보급량

앞에서 말했듯이 쉽다는 것 뿐만 아니라,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목적에서라면 PC와는 상대가 안 되는 저렴한 가격(현재 PS2 기본세트 = 40만원 이하)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게임 소프트웨어 내용 또한 가정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중적인 지지를 받아 엄청난 판매량을 보일 수 있었다. 많은 판매량은 게임기 제작업체로부터 대량생산에 의한 가격인하를 유도해낼 수 있어 결과적으로 더 많은 보급을 촉진시킨다.
전세계적으로 800만장 이상 팔려나간 그란투리스모 3
<전세계적으로 800만장 이상 팔려나간 그란투리스모 3>
그리고 이것은 바로 다음에 나오는 게임의 수준 향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 게임의 고수준화

시장이 커진 만큼, 경쟁도 심하다. PC게임 시장도 경쟁이 심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PC게임계는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나, 비디오게임기 제작업체는 스스로 어느 정도 낮은 수준의 게임제작업체를 선별하여 걸러낸다. 또한 PC게임은 게임 자체의 질적 향상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하드웨어 사양을 맞추어야 하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비디오게임 시장은 PC와 달리 하드웨어 사양이 정확히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해당 게임기에서 최대한의 성능과 편의성을 뽑아내기만 하면 된다. 이 부분은 경험이 쌓일수록 쉬워지기 때문에 게임제작업체에서는 게임 자체만 집중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시장이 넓다는 장점을 이용하여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실험할 수 있다.
게임계의 거인, 세가가 만들어낸 실험작. 쉔무 시리즈
<게임계의 거인, 세가가 만들어낸 실험작. 쉔무 시리즈>



이러한 차이점이 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본다면 이것은 절대로 작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사람끼리의 대화가 줄어들어 가고 있는 현대의 가정에서 게임기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웃음을 터뜨리며 게임을 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PC로 게임을 즐기던 시절에는 보기 힘든 장면인 것이다.



하지만 비디오게임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금 비디오게임기는 이제 또 한번의 진화를 하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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