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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스마트폰 하면 아이폰이나 갤럭시보다 블랙베리를 먼저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블랙베리는 이들이 나오기 전부터 스마트폰의 선조 격인 PDA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의 길을 개척했던 제품이기 때문이다. 블랙베리는 스마트폰이라는 이름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부터 컴퓨터의 기능과 휴대폰의 통신을 합치고 이를 가장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최적화한 결과물로 수많은 비즈니스맨들의 환영을 받았다. 군더더기없는 깔끔한 기능과 효율적인 디자인, 강력한 보안 성능으로 인해 한때 업무용 휴대폰의 대명사처럼 인식되었다.



하지만 수많은 다른 경쟁제품들이 그랬듯이 아이폰 등장 이후 세상은 바뀌기 시작했다. 아이폰은 블랙베리와는 달리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짰는데 그것은 보다 평범한 일반인들을 목표로 한 시장이었다. 풀터치스크린을 기반으로 해서 업무 처리와 생산성은 물론이고 개인 생활과 엔터테인먼트에도 집중하면서 세련된 디자인까지 갖추고 나왔다. 아이폰에 영향받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 또한 이 대열에 합류할 만큼 이는 시장의 새롭고 거대한 트렌드가 되었다.


덕분에 스마트폰 시장은 확장 일로에 있었지만 반대로 블랙베리는 위기에 봉착했다. 블랙베리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OS는 메시징을 통한 업무 처리와 생산성, 그리고 보안 면에서 차별성을 보인 반면 엔터테인먼트에서 중요한 멀티미디어를 지원하는 면에서는 매우 미흡했기 때문이다. 독자 OS인지라 애플리케이션의 풍부함 또한 후발주자인 iOS와 안드로이드에게 완전히 밀려나 버렸다.

블랙베리 또한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있긴 했지만 문제는 그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점이다. QNX를 인수하고 고성능 멀티미디어에 대응하여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블랙베리 OS 10은 너무 늦게 나왔고 이미 시장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가 나눠 가진 상태였다. 전세계적으로 블랙베리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말 그대로 급락했고 대한민국에서도 쓸쓸히 떠나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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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3 - 블랙베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비관과 희망

2012/06/05 - 블랙베리가 잃어버린 것,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2016년, 블랙베리는 프리브(Priv by BlackBerry)라는 제품으로 다시 한번 한국 시장을 두들긴다. 해외에서는 이미 작년 10월에 선보였던 이 제품의 가장 놀라운 부분은 바로 안드로이드 기반이라는 점이다. 자, 지금부터 잘 살펴보자.



돌아온 블랙베리, 프리브는 어떤 제품?



한국에 갓 도착한 블랙베리 프리브(Priv)를 설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위 사진과



이 사진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겠다.

블랙베리의 특징인 QWERTY 키패드를 본체에 슬라이드 형식으로 집어넣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바로 블랙베리 프리브의 가장 대표적인 정체성이다.



슬라이드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9.4mm라는 제법 얇은 두께를 자랑하며 삼성전자의 AMOLED 엣지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5.4인치의 화면 크기에 QHD 해상도, RAM은 3GB에 1800만 화소에 OIS가 들어간 카메라, 3,410mAh 용량의 배터리를 보면 블랙베리가 이 제품를 최상급으로 만들고자 했던 의도가 보인다. 다만 출시 당시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 문제로 스냅드래곤 808이 들어간 부분은 어쩔 수 없겠고 전면 카메라의 200만 화소도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후면 카메라의 렌즈는 Schenider-Kreuznach 제품이 들어간 듯 한데, 많이 써보지는 못했지만 AF는 요즘 스마트폰에 비해 좀 느린 듯. 개선이 필요하다.



갤럭시 S7 엣지와의 비교. 접었을 때는 거의 크기 차이가 나지 않는다. 3대 이동통신사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다.




프리브의 두가지 무기 : 편리한 QWERTY 키패드, 강력한 보안


다 아시는 이야기겠지만 지금 스마트폰 시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삼성전자나 애플 정도는 어느 정도 위치를 굳히고 있지만 그 아래의 순위는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 소니나 LG 같은 기존 휴대폰 제조사 중 살아남은 몇몇과 치고 올라오는 중국 업체들은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2016년은 중국 업체들이 점점 위의 1, 2위와 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상황.


블랙베리 또한 그 가운데 하나의 업체일 뿐이다. 한때의 성세와는 달리 요 몇년간 블랙베리가 내놓은 단말기들은 대부분 실패했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과 위치는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아예 기업으로서의 생명력도 한계에 이르러 매각에 관련된 이야기가 여러번 오르내렸다. 그리고 작년 10월 블랙베리 프리브가 나왔다. 그것도 자체 OS가 아닌 안드로이드로 말이다.

이제는 안드로이드의 풍부한 생태계를 잘 활용하게 된 반면에 스마트폰 플랫폼 가운데 가장 살벌한 세계에 온 것이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블랙베리가 프리브에 갖춰둔 무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면에서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드웨어 면에서 볼 때 냉정하게 보면 블랙베리 프리브가 플래그십에 걸맞는 수준이라고 보기에는 아쉬운 면이 있는게 사실이다. 특히 작년 10월에 나온 제품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그렇다[각주:1].

하지만 블랙베리 프리브가 갖는 정체성은 성능보다는 4열의 QWERTY 키패드일 것이다. 거의 멸종하다시피한 QWERTY 스마트폰의 계보를 잇는 제품이다. 정식 국내판이니 만큼 한글도 각인되어 있다.



슬라이드 형태로 집어넣은 지라 바 형태의 제품에 비해 키감은 예전의 쫀득쫀득함에 비해 모자란 편이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키보드를 터치패드처럼 활용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물론 쿼티 키패드를 쓰기 위해서는 슬라이드를 열어야 하고 이에 따라 제품이 길어지며 무게 중심 또한 바 형 제품에 비해서는 애매해지는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



QWERTY 키패드가 프리브의 하드웨어 정체성이라면 소프트웨어 쪽은 보안이 담당한다.



블랙베리는 예전 잘 나가던 시절부터 늘 보안을 강조해왔다. 그러한 전통은 기업이 어려워지던 시절에도 바뀌지 않았고 프리브 또한 그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다. 몇몇 업체의 스마트폰에 백도어가 담겨있다는 등의 소식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불안해 하는 와중에 프리브는 자신의 강점으로 보안을 내세웠다. 



우선 하드웨어로 지원되는 RoT(Root of Trust)를 제공하며,



DTEK이라는 서비스도 기본 내장한다. OS의 안전한 구동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에 대한 전문적인 사후 관리도 포함한다. 보통 이용자들이 앱을 처음 깔 때에만 신경쓰지 그 이후로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몇몇 불량 앱들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이상한 짓들을 저지르고는 한다. DTEK은 이런 경우를 위해 나왔다.



예를 들어 특정 앱이 주소록이나 카메라, 마이크에 액세스를 하는지, 하면 얼마나 했는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서비스다.




위 영상은 Damian Tay[각주:2]씨가 직접 진행하는 블랙베리 프리브의 주요 기능 시연이다. 영어로 설명하지만 우리 말 통역도 들어가니 보시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안드로이드는 6.0.1이 들어있는데, 여기서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블랙베리 프리브의 보안 업데이트는 1달 주기로, 이는 구글 넥서스 스마트폰과 같은 주기로 사실상 넥서스를 제외하고 가장 빠르게 보안 업데이트가 적용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를 위해 블랙베리 프리브의 안드로이드는 최대한 순정(...) 안드로이드에 가깝게 구성되었다.




블랙베리 프리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블랙베리 프리브는 여러 모로 의미가 깊은 제품이다. 블랙베리가 최초로 내놓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한번 철수했던 대한민국 시장에 다시 도전하는 의미도 그렇다. 하지만 제품으로서는 시장에서 꼭 성공해야 한다. 출시된지 1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아직 프리브와 같은 QWERTY 키패드를 내장한 후속작 소식은 없으며 풀터치스크린 방식 제품만 나오는 상태다.



국내 유통은 스마트폰 해외직구로 유명한 3KH가 맡게 되며 자급제 방식으로 59만 8천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 면에서는 무난하다는 평가도 있고 예상보다 살짝 비싸다는 평가도 있다. 후자 쪽은 출시된 지 시기가 어느 정도 지난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하나하나 직구하는 것보다는 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조금 불편할 수 있는 있어도 공식적인 AS가 국내에서 가능해진 부분은 중요한 점이다. AS 관련 자세한 사항은 이곳을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다행인 것은 이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확인한 바로는 프리브의 1차 물량이 이미 완판되었다는 점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에도 적지만 QWERTY 키패드에 대한 갈증이 확인된 셈이다. 이후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고객 지원 또한 무리없이 진행되길 바라며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더 많은 QWERTY 스마트폰이 들어오길 바란다. 그저 욕심이지만.




  1. 물론 이유없이 제원을 아끼려고 했던 블랙베리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분명히 나아지긴 했다.세상에 블랙베리가 QHD 해상도를 채용할 것을 누가 생각하겠는가. [본문으로]
  2. Senior Director, Asia-Pacific Product Management at BlackBerry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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