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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디지털 세상을 점령한 PC에 이어 스마트폰의 전성기가 도래한지도 이제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다. 2007년 기념비적인 아이폰의 등장, 그리고 2010년 안드로이드의 대표 주자 갤럭시 S가 나오면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생각해 보면 벌써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셈이다. 디지털 기기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처음 나왔을 때에는 좋은 제품을 사려면 높은 가격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어떨까?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잘 안 팔리는 시대


높은 제원과 가격을 특징으로 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2015년 들어와서 프리미엄급 시장에서 경쟁하고 수익을 올리는 업체는 사실상 애플과 삼성 겨우 두개 뿐으로, 다른 업체들은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중저가 열풍은 유독 고가 제품을 사랑해왔던 우리나라에도 번져왔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60만원 미만의 중저가 제품의 비중이 2013년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 20%가 되었다는 결과를 발표했으며 SK텔레콤 또한 지난 2분기 50만원 미만 제품 판매 비중이 46%에 달한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말 그대로 '대세'가 된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제는 굳이 비싼 스마트폰을 살 필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상향평준화'라는 용어가 떠오른다.



업계 기술력과 디자인 수준의 상향 평준화


스마트폰의 선발주자였던 서구권과 아시아의 한국, 일본에 이어 공장 역할만 하던 중국까지 자사 브랜드를 내세우며 제품을 내놓는 상황에서 이들 사이의 기술과 디자인 격차는 예전처럼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프로세서는 퀄컴이나 미디어텍, 락칩, 올위너 등에서 사거나 삼성이나 화웨이처럼 ARM사에서 라이센스를 받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 또한 고급 모델은 삼성이나 JDI, 샤프, LG전자에서, 중저가형은 BOE, CSOT 등에서 구입하면 된다. 소프트웨어는 소스가 공개된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구글 서비스를 탑재하거나 아예 독자적인 AOSP 기반으로 만들 수 있다. 



마치 예전의 PC 시장처럼 제조사가 원하는 부품을 골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성한 후 팔 수 있는 상황이 온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자에게 남은 건 한가지, 현명한 선택이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고르는 네가지 기준


확실히 대한민국 시장에도 이제는 쓸만한 중저가 스마트폰이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라는게 보통 2년 정도는 써야 하므로 그냥 싸기만 한 것과 쓸만한 제품을 구별하는 일은 중요하다. 대한민국에 사는 2015년의 보통 사람을 대상으로 말한다면 크게 네가지 항목으로 말할 수 있다. 참고로 이 글의 주제는 중저가 제품에 맞춰져 있으므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을 양해하시기 바란다.



1. 화면과 RAM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풀터치스크린 방식인 만큼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화면은 중요하다. 그 품질과 크기 뿐만 아니라 우리는 한글/한자 문화권에 속하니 비교해서도 해상도도 잘 살펴봐야 한다. 

화면 크기는 한손으로 쥐고 쓸거라면 되도록 5인치 주변으로 고른다. 디스플레이 방식은 OLED와 IPS 방식 가운데 취향대로 정하면 된다. 중요한 해상도는 풀HD 급인 1920x1080 이상이면 대한민국의 환경에서 대부분 만족할만 결과를 보여준다. 다만 5인치 이하의 제품은 풀HD를 보여주는 모델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으므로 HD급인 1280x720 수준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현재 대부분의 제조사가 화면 해상도에 따라 RAM을 제공한다. 해상도가 높아질 수록 처리할 데이터도 많아지기 때문. HD건 풀HD건 RAM은 최소 2GB 이상으로, 만약 QHD(2560x1440) 해상도로 간다면 최소 3GB를 권장한다. 



2. 프로세서와 배터리, 메모리


AP(Application Processor)라고도 하는 스마트폰의 프로세서를 알릴 때 쿼드코어니 옥타코어니 코어 갯수만 가지고 홍보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실제 성능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인 스냅드래곤의 경우 600 시리즈 이후, 엑시노스라면 5 시리즈 이후라면 중급형으로 무난할 것이다. 

양대 브랜드 말고도 시중에는 스마트폰을 위한 다양한 프로세서가 많이 나와 있으므로 일일이 뭐가 뭔지 확인하기 힘들 수 있다. 이런 경우 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64비트가 지원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64비트 시대로 접어든 것은 2014년 하반기부터이기 떄문에 64비트를 지원한다면 비교적 최신 프로세서이며, 성능 면에서도 전 세대 제품보다 나을 가능성이 높다.


배터리는 보통 2,500~3,000mAh 수준을 권장하지만 이 역시 제품에 따라 이용 효율이 다르기 때문이 다른 이들의 사용 후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교체가 불가능한 일체형이라면 보조 배터리도 마련할 것을 염두에 두자.


외장 메모리 슬롯 여부도 중요하다. 만약 대용량 파일을 써야 하는데 외장 메모리 슬롯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최대한 내장 메모리가 큰 제품을 고르는 수 밖에 없다.



3. 카메라


해외에서는 셀피(selfie)로 알려진 셀카의 대중화에서 알 수 있듯이 사진과 동영상 촬영에서 있어 스마트폰 카메라의 역할은 지대하다. 카메라 제원을 살펴볼 때 특별히 봐야 할 부분은 화소수보다는 렌즈의 낮은 F(조리개)값, 그리고 OIS를 지원하는가 여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셀카를 즐긴다면 전면 카메라 제원이 중요하다.

F값은 낮으면 낮을수록 어두운 곳에서도 좋은 사진을 찍어주며, OIS는 손으로 들고 찍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특성상 흔들리기 쉬운 촬영 상황에서 더 나은 결과물을 남겨준다. 다만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낮은 F값과 OIS의 지원은 찾기 힘든 편이며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해야 한다. 




4. 서비스와 업그레이드


삼성과 LG가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좋은 평가를 받는 사후 서비스 때문인 점도 크다. 애플이나 화웨이 등 외산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겠다면 서비스 품질은 어떤지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특성상 여기에 더해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얼마나 지원하느냐도 중요하다. 옛 버전에서 특정 서비스나 소프트웨어가 지원 안 되거나 보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제품군의 경우 대부분 출시 후 약 2년간 제조사에서 지원하는게 보통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보인다. AS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애플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서는 거의 만점 수준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괜찮은 수준이다. 안드로이드에서 빠르고 지속적인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받겠다면 구글의 넥서스 시리즈도 고려해볼만 하다. 참고로 넥서스 시리즈에서도 국내 기업인 LG전자가 만든 제품은 AS에서 유리하다.




스마트폰, 비싸게 살 필요 없는 시대




좋은 제품을 예전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에게 즐거운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제조사가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중저가 제품이 단순히 고급형의 하위 라인업이 아니라 한정된 비용 안에서 최대한의 결과물을 뽑아낸 것이야만 사랑받는다는 것이다. 


이용자 또한 단순히 브랜드 가치와 잘 쓰지 않을 성능과 기능에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는 철저하게 자신의 쓰임새를 스스로 검증해 본 후에 구매를 결정하는, 보다 합리적인 소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신이 필요한 항목에만 투자하고 필요없는 다른 부분은 신경쓰지 않는게 좋다. 예를 들어 폰카메라를 자주 쓴다면 카메라 제원에 신경쓰고 동영상 감상이 필요하다면 크고 화질좋은 화면을 가장 중심에 두는 식으로 말이다. 인생에 돈 쓸 일은 스마트폰 말고도 많다.



스마트초이스에 기고했던 글을 고쳐서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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