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터넷#IT#미디어

구글의 Motorola 매각, 그 숨은 의도는?

반응형

구글이 모토롤라를 중국의 레노버 사에 29억 1천만달러에 매각했습니다. 이 소식을 보고 3년 전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 발표 때처럼 적지 않은 분들이 제법 충격을 받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과연 구글이 이 매각을 통해 노리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요?


1. 제조사를 안심시키다


구글이 지난 2011년 모토롤라를 사들이면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를 제공받아 스마트폰을 만들어 팔던 제조사 입장에서는 겉으로 구글이 무슨 말을 하건 모토롤라를 가지게 된 구글 자체가 자신의 경쟁사가 될까 두려웠던 것이죠.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계속 발을 담가야 하는 고민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매각은 제조사들의 그런 의구심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한수였습니다.


2. 알맹이는 팔지 않았다


그렇다고 구글이 과연 손해를 봤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구글이 Motorola Mobility 부문을 인수한 가격은 125억 달러, 홈 비즈니스 부문을 판매할 때 받은 23억 5천만 달러와 이번에 레노버에 매각하고 받는 29억 1천만달러를 합쳐도 72억 4천만달러가 적자죠. 하지만 구글에게 남은 것이 없는 건 아닙니다.

THE VERGE에 따르면 이번 매각에는 모토롤라의 주요 특허 포트폴리오는 그대로 구글 측에 남아있습니다. 대신 레노버는 이들에 대한 라이센스를 얻는 형태지요.

출처 : 모토롤라 공식


여기에 덧붙여 모듈 방식의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들고 나온 Ara 프로젝트로 유명한 모토롤라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그룹 또한 구글로 합류하게 되어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결국 다음 항목으로 이어지죠.


3. 스마트폰 그 다음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iOS와 함께 승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시장 또한 급격한 성장세에서 안정기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죠. 이미 많은 기업들이 스마트폰 다음은 무엇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출처 : 구글 글래스 공식

구글 또한 그런 기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검색 엔진과 광고로 시작하여 스마트폰 시장까지 평정한 구글 입장에서는 그 다음 단계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쏟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모듈 형식의 스마트폰이나 종종 볼 수 있는 구글 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그 후보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구글 입장에서 이번의 모토롤라 매각은 다음 단계의 제품에 집중하기 위해 스마트폰이라는 귀찮은 짐을 벗어버린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다음에 나올 제품이 기대가 되기도 하고요.


4. 안심? 불안? 제조사들

앞에서 구글의 모토롤라 매각이 제조사를 안심시킨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막상 제조사 입장에서 조금 더 들어가보면 마냥 안심할 수도 없습니다.
삼성전자와 며칠 전 향후 10년간 특허를 공유하기로 했다는 면에서 삼성전자는 미리 뭔가를 알고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제조사 입장에서는 난데없이 레노버의 덩치가 갑자기 커지는 셈이니까요. 중국 시장에 대한 레노버의 영향력은 엄청난데다가 모토롤라를 통해 미국 시장에까지 단단한 교두보를 가지게 되었습다는 점은 경쟁사 입장에서는 꽤 아찔한 부분이죠.

오히려 구글이 모토롤라를 가지고 있을 때에는 제조사 눈치를 은근히 보고 있었지만 레노버가 갖게 되었으니 삼성이나 애플을 제외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제 제대로 긴장해야 합니다. 특히 삼성-애플에 이어 3위권을 노리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정말 피말리는 경쟁에 들어가겠죠.


자, 이렇게 모바일 시장은 다시 한번 커다란 파도에 휩쓸리게 되었습니다. 그 파도가 지나간 후에 과연 어떤 기업과 제품들이 남게될지 궁금하군요. 기대해 보겠습니다[각주:1].



  1.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레노버의 인수 콤보가 장난이 아니군요. IBM x86 서버 사업부문 인수가 엊그제 이야기인데. 이 일련의 인수로 인해 레노버의 올해 모습이 어떻게 될지도 궁금합니다. [본문으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