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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디스플레이#프로젝터

LG 2세대 클래식 TV, 반가움과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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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CLASSIC)이라는 단어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 묘한 단어입니다. 처음에 서구의 고전음악을 의미하는 단어로 유명해진 '클래식'은 정확히 말하면 클래시컬(CLASSICAL; 고전적인)이 잘못 쓰인 경우죠. CLASSIC 그 자체는 일류, 최고, 걸작이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클래식과 클래시컬 뮤직의 의미가 교묘하게 섞이면서 클래식하면 보통 '좀 오래되었지만 명품'인, '예전에 대단했던 것을 현 시점에서 되살린' 뜻을 갖기도 합니다. 이번에 LG전자가 내놓은 클래식 TV는 후자 쪽의 의미가 강하죠.


LG전자, 클래식TV를 내놓은 이유

LG전자와 TV는 떼놓을 수 없는 관계입니다.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는 1958년 창업하여 다음해에 국산 라디오를, 그리고 1966년에 국산 TV를 최초로 만들어 내죠. 지금이야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에서 잘 나가고 있지만 어르신 가운데에는 금성 TV를 추억하는 분들이 결코 적지 않고 그 '어르신' 가운데에는 제 부모님도 포함되어 있으며 여기에 영향받아 제 첫 TV 또한 LG전자 제품일 정도입니다. LG전자에게 있어서 TV는 기업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죠.

출처 : SocialLG


게다가 2009년에 내놓았던 클래식 TV도 제법 반응이 좋았습니다. 엄청난 판매를 보인 것은 아니지만 나름의 인기를 얻으며 화제가 되었으니 긍정적인 평가를 하더군요. 그 당시에는 브라운관 제품이었지만 시대가 바뀌었으니 LED 백라이트 방식의 평면 TV로 내놓고 싶은 마음도 들었을 겁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이제 와서 브라운관 TV를 보라는 건 말이 안되는 일이고 말이죠.

그런 차원에서 새로운 클래식 TV의 출현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리고 32LN630R이 발표되었습니다.


2세대 LG 클래식 TV, 32LN630R은 어떤 제품?

출처 :


32LN630R은 32인치의 풀HD 화면을 가진 LG전자의 스마트TV에 예전 TV의 디자인을 더한 제품입니다. 채널을 위한 로터리식 다이얼을 달았으며 전체적인 디자인 또한 예전 TV를 닮았습니다. 제품의 주변은 우드 프레임으로 감싸줬고 말이죠.


화질은 LG TV답게 32인치 TV로서 좋습니다. 스마트 TV로서의 역할 또한 2013년 모델인 만큼 최신 기능이 적용되어 매우 뛰어나겠죠. 가격은 84만원.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는 70만원대 후반이니 아예 먼나라 이야기도 아닌 셈입니다.


옛날 그 사람들보다는 지금을 노린다?


측면에 우드프레임이 있다고는 하지만...


2세대 클래식 TV의 문제는 겉 모양이 아니라 실제로 손으로 만져보면서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측면인 듯 합니다. 플라스틱 재질이 거의 대부분인지라 옛날의 나무 재질의 중후한 느낌은 그다지 얻을 수 없으며 프레임을 이루는 하얀 색상 또한 예전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상이죠.


게다가 로터리식의 채널 다이얼은 말 그대로 구색입니다. 기계식 로터리 다이얼을 돌리면서 채널을 바꿀 때 느꼈던 감흥은 얻을 수 없습니다. 아니, 그냥 안 쓰고 리모콘을 찾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예전 아날로그 TV를 열심히 써왔고 그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한다면 이번 32LN630R로는 좀 아쉬울 수 있겠네요.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이 제품을 요즘의 최신 인테리어로 꾸며진 사무실이나 집에 가져다 놓고 쓰는 조건이라면 말이죠. 그렇게 바라보면 예전 제품과는 다른 하양 위주의 색상과 디자인은 요즘의 아이템들과 잘 어울리므로 수긍이 가는 면이 있어요. 즉 이 제품은 옛날이 금성이나 LG 브랜드의 아날로그 TV를 직접 쓰던 사람들보다는 어깨 너머로 보거나 이미지로 기억하는 더 어린 세대를 노리고 기획했다는 것이죠. 그 세대들에게는 오래 전 TV와 닮았기에 특이하다는 측면에서 어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LG전자 제품에 들어간 빨간 LG 얼굴 로고는 하얀 색으로 마무리된 클래식 TV의 분위기를 한방에 망쳐버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거 색상을 바꾸던가 해야 될 것 같아요.


CLASSIC, 돌아오긴 했는데


이번 2세대 LG 클래식 TV는 흥미로운 시도이긴 합니다만... 글쎄요, 겉모습은 어떨지 몰라도 직접 만져보면 전해지는 감성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달까요?

하지만 흔한 콘셉트가 아닌 독특함을 찾는 이들이 집이나 사무실에 놓을 두번째 TV를 찾는다면 한번 고려해 볼만하겠습니다. 일단 확실히 구별되는 모습이니 말이죠.


저는 차라리 같은 날 선보인 이 두 제품이 더 마음에 들더군요. 새로운 미니빔 프로젝터와 안드로이드도 지원하는 오디오독입니다. 이 제품들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풀어보죠.


덧붙여서 이번 글에서 출처를 따로 밝힌 두장의 이미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LG G2로 찍은 사진입니다. G2의 카메라 부분에 대한 리뷰도 겸한 촬영이었으니 평소 사진보다 품질이 좀 떨어져도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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