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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녹음기

소니다운 쌍안경 DEV-5, 풀HD와 3D를 한몸에 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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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IFA 2011 행사에서 가장 볼 것이 많았던 두 부스는 단연 소니와 삼성이었습니다. 특히 소니는 IFA 단골로 언제나 가장 큰 부스로 다른 업체들을 압도했었고, 올해에도 그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본 제품 가운데 인상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이미 다룬 바 있습니다만, 그 제품들 가운데 하나가 대한민국에도 공식적으로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쌍안경입니다.

Binoculars redefined 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소니가 웬 쌍안경?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셨을 부분이 소니가 쌍안경을 왜 만드냐는 것일 겁니다. 소니가 다양한 분야에 손을 대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제 와서 쌍안경이라니요. 그것도 디지털 기술을 동원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쌍안경이나 카메라나 광학기술의 결정체라는 점, 그리고 제 블로그에서 여러번 이야기했지만 소니는 당장 시장이 없더라도 도전해서 개척하는 회사라는 것을 보면 있을 법한 일입니다.


소니 측에서 이 제품을 발표하면서 한 이야기에 따르면 3D를 편하게 보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양쪽 눈의 시차를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제품이라고 합니다. 물론 소니가 만들었으니 평범한 쌍안경일리는 없습니다.


디지털, 3D, 풀HD

소니는 이 DEV-5라는 쌍안경에 디지털 기술을 집어넣습니다. 소니가 핸디캠이나 DSLR 카메라 등 영상 장비 분야에서 한가닥 하는 걸 보면 어쩌면 자연스러운 행보죠.


그 결과로 DEV-5는 풀HD 1080p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데다가 3D 영상의 촬영, 감상까지 가능합니다. 물론 사진도 촬영 가능하며 이 경우 710만 화소로 찍힌답니다. 쌍안경답게 빠른 AF와 10배 광학 줌과 10배 디지털 줌이 있고 광학식 손떨림 방지도 있습니다.


쌍안경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두개입니다. 소니의 이미지 프로세싱 엔진인 BIONZ도, 소니의 G 렌즈도, Exmor R 센서도 모두 두개씩 들어있습니다. 그 결과로 3D 감상과 촬영이 가능해진 것은 어쩌면 부산물일 수도 있습니다.



직접 써보면...

다른 건 몰라도 렌즈 두개 달린 디지털 핸디캠이 아닌 쌍안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은 무척 잘 살린 것 같습니다. 조작을 오래 해보지는 못했지만 그 상태에서도 디지털 핸디캠과 같은 편의성을 부여한 점도 좋고요. 다만 제품의 무게가 1.3kg에 달하는지라 쌍안경을 보면서 메뉴 조작을 하는 건 웬만한 근육파가 아니면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화질 면에서도 엔지니어링 샘플로 시험한 것이지만 괜찮아 보입니다.


광학식 10배 줌으로 63빌딩 전망대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10배 줌이라고 하지만 이는 쌍안경 식의 계산법이며, 일반 카메라나 핸디캠 기준으로 하면 훨씬 높다고 합니다. 550mm 망원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디지털 줌으로 20배까지도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광학 줌이 아닌데 뭐 이런 걸 넣었냐라는 생각이었지만 쌍안경이 촬영보다는 바로 보고 관찰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3D 촬영 모드에서는 디지털 줌은 안 되고 광학줌만 사용 가능합니다.


이건 줌 작동 전 모습이네요. 감동적인 한강 르네상스가 보입니다.


동영상도 한번 찍어봤습니다. 특히 이런 고배율 줌 장비에서는 광학식 손떨림 방지가 필수적이죠.




첫번째는 광학식 줌만, 두번째는 디지털 줌까지 동원해서 찍은 영상입니다. 디지털 줌의 경우 화질이 아무래도 좋지 않지만 그냥 참고삼아 보시기 바랍니다. 영상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AF는 꽤 빠르게 잡습니다. 뭔가 범죄현장이라도 잡아낼 수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만, 못 잡았네요.


일반적인 핸디캠이나 디지털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메모리 카드로 저장하며 메모리스틱과 함께 SDXC까지 지원합니다. 야외에서 활용한다는 점에서 GPS를 내장하고 나왔습니다.



DEV-5가 넘어야하는 산

여기까지만 보면 소니의 DEV-5가 제법 매력적인 녀석으로 보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제품이 낯선 분야에 처음 뛰어든 개척자인 만큼 아직 해결해야 될 문제가 많습니다.

우선 야외에서 주로 쓰이는 일반적인 쌍안경의 쓰임새를 생각하면 방수와 방진, 내충격성, 그리고 폭넓은 온도 대역에서 제품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들은 유난히 디지털 기기가 가진 약점들과 겹쳐집니다. 물론 소니가 야외에서 쓰이는 다양한 촬영장비와 가정용 핸디캠을 만든 경험이 풍부해서 다행입니다만, 쌍안경의 특성상 주로 거친 자연에서 활용하는지라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배터리 사용시간도 고민스러울 것입니다. 소니 측에 따르면 기본 배터리가 3시간, 대용량은 6시간이라 하는데, 며칠동안 야외취침을 해야하는 경우에는 배터리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초의 풀HD 3D 디지털 쌍안경인 소니 DEV-5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부분 호의적이었습니다. 상업적으로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매우 흥미로운 시도이기 때문이겠지요. 이러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한 소니는 여전히 소니입니다. 국내에는 200만원이 좀 넘는 가격으로 조만간 출시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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